GM대우자동차의 라세티 프리미어에 대해선 약간의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작년 말 1.6 가솔린 모델을 시승했을 때,엔진 및 변속기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탄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모델은 이런 선입견을 단번에 날려버릴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우선 힘이 좋았다. 2000cc급 디젤 VCDi 엔진은 출발 때나 가속 때 밀리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직분사 방식의 가변형 터보차저 커먼레일 덕분이다. 최고출력이 150마력,최대토크가 32.6㎏ · m인데,2000~4000rpm의 실용적인 엔진 회전 영역에서 최대 힘을 발휘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208㎞까지 나왔다.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연비도 훌륭했다.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덕분에 ℓ당 15㎞의 1등급 연비를 실현했다. 연비에 신경 쓰면서 운전했더니 실주행 연비는 이보다 20% 이상 더 나왔다. 17인치 휠을 사용한 1600cc 모델과 달리 16인치 휠을 쓴 것도 고연비의 또 다른 배경인 듯했다. 5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하면 공인연비가 19㎞/ℓ까지 높아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차는 유로4 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 차량이다. 유해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첨단 분진필터(DPF)와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를 달았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은 경유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진동이 작았다. 엔진과 변속기 연결 부위에 '이중 매스 플라이휠'과 '밸런스 섀프트 모듈'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고속 주행 때 소음이 일시에 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차체가 동급 모델 중 큰 편이란 점도 한몫했다.

GM대우는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에 가솔린 모델처럼 각종 편의장치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장착했다. 원격 감지거리가 30m인 리모트 키리스 엔트리와 버튼식 시동 스마트키,3단 열선 시트가 내장된 버킷 타입(등받이와 헤드레스트가 승객의 몸을 감싸는 형태)의 운전석 및 동반석,앞유리 습기 자동제어 장치,HVAC 항균필터를 적용했다.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가격은 1679만~2027만원(자동변속기 모델 기준)이다.

디젤차에 대해 선입견만 갖고 있지 않다면,가격 대비 성능 및 편의장치 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생각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