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구력 10년인 A씨.한번도 70대 스코어를 내지 못한 그는 어느 날 라운드에서 17번째 홀까지 8오버파를 치며 '싱글 핸디캡' 진입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지나치게 의식하고 긴장한 탓이었을까. 마지막 홀에서 뜻밖의 더블 보기를 하며 82타를 치고 말았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A씨처럼 잘나가다가도 몇 홀에서 몰락하며 목표로 했던 스코어를 내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다.

쇼트게임 전문 교습가인 데이브 펠즈(미국)는 최근 발간한 골프교습서 '대미지(Damage) 컨트롤'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은 한 라운드 18홀 가운데 15.5개 홀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만 나머지 2.5개홀에서는 핸디캡을 웃도는 스코어를 기록한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아마추어들은 한 라운드에 평균적으로 두세 홀에서 갑자기 부진을 보이고,그것으로 말미암아 나머지 홀 플레이도 잘 안돼 자신의 평균 스코어를 내지 못한다는 것.

펠즈는 그 두세 홀을 '배드 홀'이라고 표현하는데 A씨처럼 라운드 후반에 맞닥뜨리는 일이 잦다. 이는 거꾸로 해석하면 골퍼들은 한 라운드에 두세 홀의 고비만 잘 넘기면 원하는 스코어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펠즈는 그러면서 핸디캡 10(그로스 스코어 82타) 수준의 골퍼들은 그런 배드 홀을 무사히 통과하면 한 라운드에 2타 정도는 세이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핸디캡 30(그로스 스코어 102타)의 초보 골퍼들이라도 해도 두세 홀에서 몰락을 막을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라운드당 5타 정도는 낮출 수 있다고 덧붙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