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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대못 박을 때와 뽑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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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양도세중과 부작용 못지않게, 폐지 오락가락 시장혼란 키워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대못'과 '세금폭탄'으로 상징된다. 아파트값이 치솟자 정부는 갖가지 규제의 칼을 휘둘렀지만 효험이 없었다. 부동산시장은 마치 운동에너지를 충전하듯 규제효과를 흡수하며 더욱 달아올랐다. 정부가 휘두른 칼은 더 크고 강한 칼을 불렀다. '종합부동산세'라는 이름의 '대못'을 박고 '세금폭탄'을 투하하면서,노 대통령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서 기분 좋은 사람들이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당시 대통령 정책실장은 "헌법만큼 바꾸기 힘든 부동산 정책을 만들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헌법만큼 바꾸기 힘든 '대못'의 알레고리가 전해 주는 교훈은 역설적이다. 뽑기 어렵게 만들려고 대못을 박아도 결국 뽑힌다는 것,아니 오히려 대못이었기에 그것도 억지로 박은 것이었기에 더 빨리 뽑힌다는 것,그 때는 몰랐을까. 물론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에,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여건이 어려워져서 대못이 뽑히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더운 목수의 손이 아니라 정책과 법으로,적개심으로 박은 대못이라면 처음부터 뽑힐 운명을 받아 놓은 셈이다. 사실 '대못'이란 부동산대책의 거듭된 실패에서 나온 극약처방이었다. 정책을 대못 박듯 해선 안 될 일이다.

    대못 박을 때도 논란이 많았지만 뽑는 일도 결코 수월치 않았다. 위헌시비를 겪다 헌재 결정이 나오기까지 4년 가까운 기간이 걸렸고 어설픈 정책 관리로 인한 폐해도 적지 않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은 사실상 대못을 뽑는 거의 마지막 단계의 조치였다.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 문제가 남아 있지만 대못이라 하기는 어렵고,이로써 참여정부 때 도입된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은 사실상 모두 사라지는 셈이었다. 양도세 중과가 부동산 투기를 잡는 데 주효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정부는 시장 안정은 금융 규제와 공급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대못 뽑는 일을 세제 정상화의 일환으로 보았다.

    그러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방침은 당초 정부와의 당정협의를 뒤집는 집권여당 내의 움직임 때문에 무산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양도세 중과가 유지될 경우 부동산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하고,정부 발표만 믿고 부동산을 매매했던 사람들이 예상보다 많은 양도세를 내거나 위약금을 물며 거래를 취소하는 등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당정협의를 번복한 한나라당이 원망스럽겠지만,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당정협의만을 토대로 서둘러 정책을 발표한 데 대해서는 책임을 모면하기 어렵다. 국회 통과 때까지 기다렸다간 시장이 더 위축되는 부작용을 우려해 서둘렀다지만 신뢰의 손상은 불가피하다.

    정책은 과학이기보다는 예술에 가깝다는 말이 있다. 정책환경이나 정책의 성패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요인들,특히 타이밍과 사람들의 행태,정치상황의 변화를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하면 정책이 오히려 화근이 될 수도 있다.

    대못 박는 일도 그렇지만 대못을 뽑는다며 섣불리 정책을 발표해 시장에 혼란과 충격을 주는 일이 계속되는 것은 결국 행정관료들의 정치적 욕망과 이해타산 때문이다. 상황이 벌어지고 해결책을 내놔야 하는데 자신이 만든 대책이 국민과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부작용은 어떻게 방지할지 심사숙고하기보다는 보스의 눈에 잘 보이기 위해,능력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조급하게 깃대부터 꽂게 되고 그러다보니 거센 역풍이 불거나 지반이 유실돼 깃발이 쓰러지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신속한 대응이 절실하고 또 주효한 경우도 있겠지만 정책의 설계와 관리에 시간을 두고 좀 더 신중하고 세심하게 임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세계 12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일으켜 세우느라 불철주야 애를 써온 유능한 행정관료들이 자신의 주인인 국민에게 좀 더 충실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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