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그리말디 사장 등 GM대우자동차 고위 경영진이 직접 청와대를 찾아 산업은행 등을 통한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SOS를 치려했지만 면담이 불발됐다.

16일 정부와 GM대우 등에 따르면 그리말디 사장은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실 방문을 타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지식경제비서관실을 거쳐 옛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진식 경제수석을 만나 유동성 지원의 절박성 등을 호소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얘기가 나온 것은 맞지만 오해 소지가 있는만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GM대우는 관련 사실에 대해 확인도,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GM대우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차 판매가 급감하고 은행권 신용 공여한도 마저 모두 소진되자 지난 2월 주거래은행인 산은에 1조원 가량의 자금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그리말디 사장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올 2분기에 유동성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며 유동성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은은 미국 정부가 GM 본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한국에서 먼저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GM대우는 지난해 통화선물 등 파생상품거래에서 1조5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면서 87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자금사정이 급격히 나빠졌다.

부채비율은 단기차입금 급증으로 2007년말 184%에서 지난해말 732%까지 올라간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985억원에서 386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판매상황도 좋지 않다. 올 1분기 누적 판매대수는 13만548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3.8% 급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