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거래 활성화와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3대 주요 현안이 표류하면서 이번주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거래가 주춤했다.

재건축 소형의무비율 완화는 서울시 반대로 의미를 잃었고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여당 내부마저 의견대립을 보이며 보류됐다.
최근 급등한 가격에 대한 부담에다 각종 규제완화 여부마저 불투명해지자 매수자들은 한 발짝 물러섰다.

반면 매도자들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가운데 매물을 회수하고 호가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움직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도매수 쌍방 관망 속에 거래는 줄었지만 호가는 강세를 유지했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10~16일) 아파트 매매시장은 ▲서울 0.14% ▲신도시 0.07% ▲수도권 0.03%로 지난 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 재건축시장은 0.73%로 지난 주(0.59%)보다 상승폭이 다소 커졌지만 강남권 분위기는 거래 소강상태 속에 관망세가 짙어졌다. 강남 4개 구는 ▲강동(1.63%) ▲강남(0.78%) ▲송파(0.69%) ▲서초(0.41%) 순의 재건축 변동률을 보이며 지난 주와 큰 차이 없는 주간 변동률을 보였다.



서울은 지난 주에 이어 재건축시장과 개발호재 지역의 강세가 계속됐다. 매도호가는 빠지지 않고 오름세를 보였지만 매수자들이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분위기는 지난 주와 달리 거래가 주춤했다.

지역별로는 ▲강동(0.89%) ▲강남(0.34%) ▲양천(0.24%) ▲서초(0.21%) ▲송파(0.17%) ▲광진(0.10%)이 상위 변동률을 보였고 ▲중(0.09%) ▲동대문(0.08%) ▲성동(0.03%) ▲용산(0.02%) 등도 소폭 올랐다.

강동구는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등이 용적률 완화로 사업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으나, 매도매수 가격차이가 2000만~3000만원 가량 생기면서 거래가 줄었다. 둔촌주공1,4단지도 지난 주까지 거래가 드문드문 성사됐으나 금주는 주춤했다. 둔촌주공4단지는 호가 매물 가격이 빠져서 물건이 다시 나오기도 했다.

강남구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개포주공 재건축단지는 간간히 1건 정도씩만 거래될 뿐 매도매수간 거래관망세가 짙어지고 있고 거래 소강상태가 지속될 경우 가격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서초구와 송파구 재건축 단지들도 마찬가지이다.

양천구는 목동 신시가지5,6,7,10,12단지 물건 거래가 꾸준하게 이뤄졌다. 2~3월에는 소형 위주로 거래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중형까지 거래가 골고루 형성됐다. 증시 호재와 유동성 영향으로 매수자들이 움직이면서 거래가 이뤄졌다.

성동구는 성수동 장미아파트가 한강변 개발 호재로 투자목적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거래도 이뤄지면서 면적별로 2500만원씩 올랐다. 인접한 광진구 자양동 동아아파트도 76㎡가 1500만원 올라 3억3000만원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마포구는 상암DMC 133층 빌딩 협약 체결 후 상암동 등지 월드컵파트단지 매물이 회수되면서 거래 없는 호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관악(-0.42%) ▲중랑(-0.18%) ▲은평(-0.08%) ▲동작(-0.06%) ▲구로(-0.06%) ▲성북(-0.04%) ▲노원(-0.04%) ▲금천(-0.03%) ▲강서(-0.01%)는 하락했다. 강북, 강서권역은 약세가 계속됐다.

관악구는 매물은 있지만 매수문의도 적어 신림, 봉천동 대단지 중형이 1000만~2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동작구는 사당동 극동, 대림 132~148㎡ 중형이 거래가 없어 1000만원 정도 하향조정 됐다. 소형만 거래될 뿐 중대형은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신도시는 ▲평촌(0.15%) ▲일산(0.09%) ▲분당(0.07%)이 상승했다.
평촌은 호계동 샘마을 단지들이 오름세를 보였다. 목련마을 단지 가격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샘마을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면적별로 500만~1000만원 정도 올랐다. 학원가가 가까워 평촌 신도시 외곽에서 거주했던 수요자들이 물건을 많이 찾았다. 일산은 급매물이 꾸준히 거래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마두동 강촌라이프 107㎡가 1500만원 올랐고 강촌한신 117㎡도 1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분당은 야탑동 장미동부,현대가 소형 외에도 중형까지 실수요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산본(-0.03%)은 하락했고 중동은 변동이 없었다.

수도권은 ▲과천(0.94%) ▲성남(0.30%) ▲수원(0.08%) ▲화성(0.08%) ▲안양(0.07%) ▲포천(0.06%) ▲용인(0.04%) 등이 상승했다.

과천시는 강남 재건축 가격 상승, 지역 내 용적률 상향 조정 기대 등으로 3주간 강세가 이어졌다. 별양동 주공7단지는 매도 호가가 형성되면서 적극적이었던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주춤해졌다. 래미안슈르도 1000만~2000만원 정도 올랐지만 4월부터는 물건을 찾는 문의가 줄면서 거래는 줄었다. 성남시는 신흥동 주공 재건축단지가 1000만원 상승했다.

수원시는 매탄동 매탄주공단지 중소형이 거래가 이뤄지면서 500만~1000만원 정도 올랐다. 용인시는 죽전,신봉,상현동 등지만 싼 매물 위주 거래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올랐다.

▲동두천(-0.88%) ▲광명(-0.20%) ▲여주(-0.09%) ▲하남(-0.04%) ▲구리(-0.04%) ▲양주(-0.03%) ▲평택(-0.03%) ▲의정부(-0.03%) 등은 하락했다.

동두천시는 지난 주에 이어 생연동 등지 아파트 물건이 계속 출시되고 있고 저가 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되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을 보였다. 하남시는 덕풍동 한솔리치빌1차가 급매만 거래되다가 수요가 적어 다시 조용해졌다. 의정부시는 신곡동 등지 물건이 있으나 매수세가 없어 가격이 하향조정 됐다. 경기 이북과 외곽지역은 물건을 찾는 매수세력이 약해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4월 초 거래가 이어졌던 강남권역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이번주 거래가 주춤해지면서 관망세가 심화됐다"며 "최근 급등한 가격에 대한 부담도 크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내놓은 주요 규제완화책들이 확정 및 시행 과정에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강남권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거래와 공백, 가격 소폭 등락 등 부침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강남권 강북지역, 수도권 일반아파트시장은 간간히 싼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약세시장이 지속되고 있어 실물 경기여건의 실질적인 개선이 가시화되기 전에는 전체적인 보합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알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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