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건네준 500만달러의 운용에 전반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건호씨를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포괄적 뇌물수수의 공범으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500만달러와 무관하다'던 건호씨의 처음 진술이 검찰이 제시하는 증거에 의해 많이 번복됐다"며 "조사 과정에서 자금 이동을 상당히 지배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건호씨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와 사업을 공동 운영하는 형태로 500만달러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했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오르고스'사의 대주주가 건호씨라는 점을 추가로 밝혀냈다. 오르고스사는 건호씨가 300만달러를 투자한 버진아일랜드의 '엘리쉬&파트너스'사가 국내에 재투자한 회사다. 검찰은 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지원 명목으로 ㈜봉화에 투자한 70억원 중 일부가 노 전 대통령 형 건평씨의 부동산 매입 자금으로 쓰인 사실을 추가로 파악하고 노 전 대통령과의 관련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