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은행들이 올 1분기 예상 밖의 '깜짝실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한국시간) 씨티그룹이 올 1분기 16억달러의 순이익을 내며 '5분기 연속 적자' 늪에서 벗어났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작년 1분기에 51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었다.

웰스파고 은행과 골드만삭스가 올 1분기 각각 30억달러와 18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JP모건 체이스 은행도 하루 전날 올 1분기 21억4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씨티그룹의 1분기 매출은 248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두 배가량 뛰었다. 우선주 배당금 지급 후 주주들의 손실 규모는 주당 18센트로 톰슨로이터 예상치(주당 34센트)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씨티그룹의 이 같은 실적이 2007년 취임한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의 구조조정과 정부의 구제금융에 따른 효과라고 분석했다.

팬디트 CEO는 올 1월 씨티그룹을 대기업 등을 상대로 한 도매금융과 소비자 대상의 소매금융으로 나누는 조직 재정비를 단행했다. 작년 11월에는 전체 35만2000여명의 직원 중 5만2000여명을 감원했다. 취임 후 한번도 이익을 내지 못한 그는 "회사가 수익을 낼 때까지 연봉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하며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내비쳤다.

블룸버그는 또 미 정부의 450억달러 구제금융 지원도 씨티그룹의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주요은행들이 잇달아 호실적을 내놓음에 따라 월가에서는 금융불안이 진정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수백만명 미국 소비자의 상업용 모기지(부동산담보대출) 및 신용카드 체납 등 뇌관이 남아있어 아직까지 금융시장 회생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AP통신이 분석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