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촬영은 태국과 한국에서 차례로 진행됐다. 두 번째 '집안'편은 넓고 푸른 대지 위에 아파트 평면을 구현하기 위해 태국에서 야외 로케로 찍었다. 이른 시간 내에 촬영을 마쳐야 했던 제작팀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지난해 8월 태국의 대규모 시위로 국제공항과 방콕 시내가 시위대에 점거된 것이다.

외신들이 계속해서 긴급 상황을 내보내는 가운데 제작진은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을 강행했다. 다행히 시위대가 외국인에게는 위협을 주지 않아 촬영을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줄곧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아열대 지역의 무시무시한 비였다. 100평이 넘는 야외 세트를 만들고 실내와 동일한 조건을 갖추려면 최소 2~3일이 걸리는데,그 사이 내리는 폭우가 세트 제작과 촬영에 막대한 지장을 준 것이다. 해외 촬영은 하루 하루가 '돈'이다. 더 이상 지연될 경우 후속 광고 제작 일정이나 캠페인 전체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촬영 포기라는 극단적인 결정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점에서 다행히 하늘이 도왔다. 정말 '타이트'하게 찍을 수 있도록 햇빛을 드리워 준 하늘에 제작진은 진심으로 감사했다.

국내 촬영은 수도권에 있는 'e-편한세상' 단지에서 진행했다. 날씨도 좋았다. 그러나 단지 촬영도 만만치는 않았다. 다양한 구성원이 사는 단지이기에 아파트 전경을 예쁘게 찍으려는 촬영팀에 도움을 주는 분들도 많았지만 늦은 밤 너무 밝은 조명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루는 작업이 자꾸 늦어져 심야 시간까지 촬영해야 했는데,에너지 절약 습관 때문에 꼼꼼히 불을 끄는 집이 많아 애를 먹었다.

최준성 LBest(광고대행사)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