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리모델링할때 2~3층 더 높여준다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면 층수를 2~3개층 올려주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경우 늘어나는 가구 수의 절반가량은 중산층을 위한 임대용 보금자리주택 또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으로 환수된다.

19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는 아파트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 층수보다 2~3개 층을 증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건축법에 따르면 아파트 리모델링을 할 경우 1층을 필로티(벽면 없는 기둥)로 지을 때만 1개 층을 더 올릴 수 있다. 이 때도 단순히 층수만 높아질 뿐 전체 가구 수에는 변동은 없다.

국토부는 앞으로 리모델링을 하는 아파트의 경우 필로티를 제외하고 2~3개 층 증축을 허용하는 쪽으로 개정할 방침이다. 대신 층수가 높아지면서 늘어나는 가구 수의 50%를 임대용 보금자리주택이나 시프트로 활용키로 했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아파트 리모델링을 할 때 층수를 높이면 가구 수가 늘어나 도심에 신규 주택을 공급하고 보금자리주택을 확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사업진행 속도가 빨라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의 리모델링 증축 허용 방침에 따라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12~15층 규모의 중층 아파트 단지들의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건축 규제 완화가 잇따르면서 리모델링을 포기하고 재건축을 검토하던 여의도 삼부아파트,성내동 현대아파트,일원동 한신아파트,명일동 신동아파트 등의 단지들이 리모델링 재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도심에 신규주택을 공급하는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12층 300가구 단지의 경우 2개층을 올리면 48가구(16.6%),3개층을 올리면 75가구(25%)가 새로 생긴다. 이 가운데 24~37가구가 보금자리주택으로 활용된다.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도심 외곽의 그린벨트를 해제하기로 한 점을 감안할 때 리모델링 증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아파트 리모델링은 전용 면적을 30% 확대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인센티브가 없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정부 방침대로 층수가 높아지고 가구 수가 늘어나면 사업성이 좋아져 조합원 부담도 줄어들어 리모델링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층수가 2~3개층 올라가면 조합원들이 부담할 건축비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며 "재건축을 추진 중인 중층 아파트들이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을 만큼 메리트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축 기술이 발달해 2~3개 층을 증축하는 것은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