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사실상 인천 부평 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출마한 전주 덕진을 제외하고 어느 곳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정치적 파장이 큰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19일 부평을 지역구에 총출동해 최대 지역 현안인 'GM대우 살리기'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틀째 부평을 지역 교회와 상가를 누비며 이재훈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이날은 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울산 경주 지원유세로 바쁜 정몽준 최고위원에게까지 SOS를 쳤다. 홍 원내대표는 "미국 정부가 GM 본사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든 GM대우는 한나라당이 책임지고 정상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홍 원내대표는 "GM 본사와 해외법인이 보유한 GM대우 주식을 산업은행이 사들여 별도 법인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한명숙 전 총리,김근태 전 의원 등 당내 거물급 인사들이 주말 내내 "GM대우와 협력사에 대한 신속한 지원을 위해 6500억원의 예산을 반영하겠다"며 홍영표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칩거에서 나와 이날 처음 유세지원에 나선 손학규 전 대표는 유세연설원으로 등록하지 않아 별도 연설은 하지 않았지만 길거리를 돌며 "야당이 살아야 민주주의가 살고 민주주의가 살아야 국민이 편안하다. 건강한 야당 속에 건강한 민주주의가 산다"며 민주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여야 지도부가 이처럼 부평을 총력전에 나선 데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수도권 선거구가 갖는 강한 폭발성 때문이다. 집권 1년차 평가 성격을 갖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수도권에서 패배시 당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민주당에는 정 전 장관의 탈당사태와 맞물려 현 지도부 책임론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내분의 방아쇠' 성격을 띠는 등 양쪽 모두 패배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