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이 컴퓨터 서버업체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74억달러에 인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오라클은 이날 썬마이크로 주식을 주당 9.50달러에 현금을 주고 인수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초 IBM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합병 협상을 벌였지만 이달 초 협상이 결렬되면서 썬마이크로 주가가 폭락한 적이 있다. IBM은 주당 9.40달러를 제시했지만 썬마이크로 이사회는 너무 낮다며 거절했었다.

오라클이 제안한 가격은 IBM의 제안가격과 큰 차이가 없지만 다른 인수희망자가 없으면 주가가 더욱 폭락해 생사기로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로 하여금 피인수에 동의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클의 썬마이크로 인수는 소프트웨어업체가 대형 하드웨어업체를 인수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라클은 양사의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합병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합병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주총 및 정부의 승인 등을 거쳐 올 여름 마무리될 전망이다.

썬마이크로는 최근 3분기 동안 잇따라 적자를 기록하고 컴퓨터 서버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등 경영난을 겪어왔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