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400선 도전을 앞두고 일주일 넘게 박스권에서 횡보 중이다.

프로그램을 포함한 투신권의 대량 매물이 지수의 추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급증했던 거래도 소강 상태에 접어들어 상승세가 주춤한 양상이다. 다만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살아 있어 지수는 박스권에서 숨을 고르며 재상승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코스피지수는 7.39포인트(0.56%) 오른 1336.39로 마감해 하루 만에 소폭 반등했다. 이날 지수는 프로그램 매매에 휘둘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가 장중 1900억원에 달하면서 지수는 1310선까지 밀렸으나 프로그램 순매도가 13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자 소폭 상승 마감했다.

프로그램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7일간 총 1조6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물 압박 탓에 지수는 이 기간에 1330선 안팎에서 게걸음을 하고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프로그램 잠재 매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수차익 잔액이 2조원에 달했으며 이 중 약 1조원어치가 최근 1주일 새 프로그램 매물로 소화됐다"며 "잠재 매물이 1조원가량 남아 있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현물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이 물량을 얼마나 받아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투신이 매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투신은 지수가 1300선을 회복한 7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동안 2조9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8일부터 16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5300억원가량 자금이 순유출된 것을 감안하면 투신은 환매에 대응하면서 적극적인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강신우 한국투신운용 부사장은 "지수 1350선 이상까지 단기 상승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투신권이 보수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8조~9조원에 달했던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이날 6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거래량도 전날의 70% 수준에 머물러 상승 에너지가 한풀 꺾였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매수 여력이 부족한 기관이 차익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세가 강해 조정을 받더라도 미세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인 1280선 근처에서 1차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