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은 수술로 치료할 경우 통증과 부작용 발생은 물론 장기간 입원치료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꺼려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또 수술 후 재발률이 높다는 점도 커다란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한 신개념 치질 수술법이 도입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5월 오스트리아 A.M.I사에서 도입해 전용 수술기구와 함께 보급하고 있는 신개념 치질 수술법 'HAL/RAR(할라르;무통치핵동맥결찰술 · 그림)'가 그것.이 수술법은 통증과 부작용,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시키고 시술 후 다음날 일상생활이 가능해 기존 치핵절제술을 대체할 차세대 수술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치핵절제술은 배변시 출혈 발생 위험이 있고 통증이 극심했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데는 대략 15일 정도가 필요했다. 또 증상이 심한 3~4도 치핵일 경우에만 시술할 수 있고,재발률이 높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한미약품이 도입한 'HAL/RAR'는 이 같은 단점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히 치핵을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치핵의 뿌리인 동맥을 묶어 자연 괴사시키고 외부로 돌출된 치핵을 고정시켜 재발률을 크게 낮춰주기 때문이다.

약 35분 소요되는 이 수술은 1단계인 HAL(Hemorrthoid Artery Ligation,치핵동맥결찰술)과 2단계인 RAR(Recto Anal Repair,점막고정술)로 나뉜다. 먼저 HAL 단계에서는 1회용 탐침을 직장경에 연결해 항문에 삽입한 후,치핵으로 통하는 동맥을 찾아 묶어(결찰) 치핵을 자연 괴사시킨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특수 실로 동맥을 묶으면 부풀어 올랐던 치핵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치핵의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동맥결찰 후 시행되는 2단계 RAR에서는 직장 쪽의 점막을 끌어올려 항문 외부로 돌출된 치핵 덩어리를 고정시킨다. 이를 통해 치질 재발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 치질 수술의 재발률이 중증도에 따라 최대 50%까지 치솟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이라는 것.

'HAL/RAR'는 특히 해외 · 국내 임상시험에서 치료효과를 입증받아 신뢰를 더해주고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정순섭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에 따르면,이 수술법은 입원일수(1.4일)를 포함해 일상업무로 복귀하는데 걸린 시간이 총 1.8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술과 관련된 통증점수(VAS)도 수술 시행 전 1.8에서 수술 1주일 후 1.0으로 급감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지인에게 이 수술을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환자의 94%가 그렇다고 답하는 등 수술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소개했다. 현재 이 수술법은 이대병원과 송도병원,한솔병원 등 전국 주요 치질전문병원에서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HAL/RAR가 바쁜 현대인들에게 간편하고 통증 없는 신개념 치질 수술법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