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텍(대표 김근기)은 1995년 창업한 이래 물의 증발열을 이용한 산업체용 냉방장치인 '스프링쿨 시스템(SPRINKOOL SYSTEM)'으로 성장을 지속해오고 있는 기업이다.

스프링쿨 시스템은 건물 지붕 위에 단속적으로 물을 분무하여 증발시킴으로써 여름철 실내온도에 영향을 주는 태양열의 건물 내 유입을 차단하는 냉방장치다. 많은 기업들이 냉방공조를 위해 투자를 고민하고 공조업체들이 수주 경쟁에 나설 때 이 기업은 물을 증발시키는 독특한 방법으로 기업들이 큰 부담 없이 작업공간의 온도를 냉각시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틈새시장을 뚫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기술의 원리는 실내에서 발생한 열을 열교환 방식으로 모아 외부로 방출시키는 에어컨과 달리 여름철 실내에 직 · 간접적으로 열부하를 발생시키는 태양열을 아예 건물 밖에서 차단하는 방법이다.

김근기 대표는 "핀란드를 비롯한 많은 유럽 국가들이 나무와 같은 천연 건축 소재를 사용해 열의 전도를 크게 줄이고 햇빛의 직접 조사(照射)에 의한 열 발생을 억제해 실내에 특별한 냉방을 하지 않고도 시원하게 지내는 방법과 맥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술은 물의 자연적 증발을 유도하는 만큼 동일 성능의 에어컨과 비교할 때 에너지 사용량을 90% 이상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그린 성장이나 지속가능한 발전 등 친환경적이고 생태친화적인 흐름이 힘을 얻는 추세여서 에너지 소모가 거의 없는 스프링쿨 시스템의 수요는 경기침체에 상관없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이 회사는 1998년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기술검증을 받음에 따라 구매자들은 총 소요자금의 90%를 8년 상환 조건으로 에너지이용 합리화자금 지원을 받아 설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완성차 업체에 주로 설치해온 이 회사는 올해도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물의 증발을 이용한 도심 환경 개선을 위한 자재 및 제어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며 "버려지는 빗물이나 재활용수 등을 사용해 사실상 큰 비용 없이 도시환경을 숲과 같이 쾌적하게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07년 인도 뭄바이 인근 푸네(PUNE)시에 공장을 짓고 건축용 샌드위치 패널인 '쿨 패널(COOL PANEL)'을 생산하고 있다. 쿨 패널은 공장 건물의 지붕에서 물의 증발을 이용해 건축물을 냉방하는 스프링쿨 시스템을 공장 건물의 벽체에 적용한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시장은 현재 건축자재 냉방시장이 초기이지만 쿨 패널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은 기대이상으로 높다"며 "적은 비용으로 건물을 냉방할 수 있다는 기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몇 년 뒤 인도 건축시장의 냉방 분야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