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상품은 싸야 잘 팔린다'는 시대는 지났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점점 위축되면서 '싼' 상품에도 소비자들이 지갑 문을 굳게 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계는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 중산층 이상의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명품을 비롯한 고가상품을 입점해 매출을 올리는 판매전략으로 바꾸고 있다.

21일 GS홈쇼핑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경기침체로 매출이 감소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이들 프리미엄 브랜드는 기존 홈쇼핑 방송에서 소개하는 제품보다 가격이 20~50% 가량 비싸지만 매출 신장률은 중저가 상품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게 GS홈쇼핑 측의 설명이다.

GS홈쇼핑은 지난 15일 가구 브랜드 '까사미아'가 만든 가죽 소파를 선보였다. 19일은 골프 브랜드 '캘러웨이'의 골프채를 판매했다.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명품 주방용품이다. 지난 9일 독일 명품 주방용품 브랜드 실리트의 '레드 매직 냄비 4종 세트'를 선보인데 이어 휘슬러, 포트메리온, 레녹스, 헹켈의 주방용품 잇따라 판매하고 있다.

GS홈쇼핑은 2008년 기준 명품 주방용품이 전체 주방용품분야에서 차지하는 매출은 10% 정도였으나, 올해는 15%선까지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백화점 입점 제화 브랜드인 세라와 에스콰이어, 웨스트, 노드스트롬 등을 잇따라 론칭했다.

현대홈쇼핑은 아예 불황에도 끄떡없는 VIP 고객을 위한 명품 방송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럭셔리 위크 특별전'을 열고 매일 두 시간씩 명품 전문 프로그램인 '클럽노블레스'를 방영한다. 명품 브랜드 구찌와 발리, 프라다 등을 주요 상품으로 소개하며, 무이자 할부 기간을 최대 10개월까지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특별전은 현대홈쇼핑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H몰의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동시 방영하고 있다. 인터넷 생방송을 시청하는 고객들을 위한 실시간 채팅 공간이 마련돼 있어 고객은 상품에 대한 궁금증 판매 담당자에게 질문하고 바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현대홈쇼핑이 케이블 TV방송과 인터넷 생방송을 연계해 고객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토록 한 것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명품 고객을 하나라도 더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GS홈쇼핑 임원호 상무는 "수년 째 4조원대 수준으로 TV홈쇼핑 시장이 정체기를 맞고 있다"며 "경기불황은 오히려 홈쇼핑 업계가 명품 및 프리미엄 브랜드를 입점시켜 매출을 증진시킬 수 있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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