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불경기를 도약을 위한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올해 시무식에서 밝힌 중장기 목표는 '글로벌 마켓 리더'다. 독자적인 기술과 차별화된 상품을 바탕으로 '민첩한 추격자'에서 벗어나겠다는 게 LG의 복안이다.

사업 부문별 육성 계획도 확정했다. 전자와 화학 부문은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기업 수준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통신과 서비스 부문은 관련 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조율할 방침이다. 신사업은 성장 잠재성이 큰 태양광과 LED(발광다이오드),전기자동차용 전지 등 친환경 녹색산업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해외자원 개발로 사세 넓히는 LG상사

LG상사는 수출을 대행해주는 상사 본연의 역할을 벗어나 에너지 개발,탄소 배출권 획득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자원개발 분야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2006년에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아다(ADA)광구에서 원유를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내 유망광구 3곳의 탐사운영권을 확보했다. 2007년에는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러시아 사하공화국과 국가개발 사업인 '남야쿠치야 종합개발 프로젝트'와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상사는 그동안 투자했던 국가에서 올해부터 실질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유연탄광과 오만 유전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회사 관계자는 "경제적 잠재력은 높지만 개발 능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들을 타깃으로 하는 '컨트리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며 "해당국가에 맞는 사업 컨설팅을 제공하고 실제 개발사업도 맡아 처리하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 분야 성장동력은 태양전지와 시스템 에어컨

LG전자는 태양전지와 4G(세대) 휴대폰,시스템에어컨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PDP모듈 A1라인을 태양전지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에는 2010년 말까지 2200억원이 투자된다.

시스템 에어컨 분야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10년까지 35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가정용 에어컨에 이어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게 LG의 목표다. 휴대폰 부문에서는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LTE(롱텀 에볼루션) 단말 모뎀칩을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LG이노텍은 차세대 광원으로 집중 조명받고 있는 LED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LED TV의 광원(光源)으로 사용되는 백라이트용 LED와 일반 조명으로 사용하는 LED등 분야에서 선두권으로 도약한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최근 LG이노텍은 LED 백라이트를 만드는 전남 광주 공장에 새로운 설비를 들이고 있다. 올해 중 공장 직원들의 숫자도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용 전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GM사와 2010년부터 6년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전지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2013년까지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용 전지 분야에만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4세대 통신 시대 미리 준비

LG텔레콤은 미래 이동통신 서비스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4G 이동통신 서비스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LG텔레콤이 보는 4세대 시장의 개시 시점은 2013년이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올해 주파수 재배분시 저대역의 주파수를 확보한 후 2011년부터 2년간 전국망을 조기에 구축할 계획"이라며 "시장이 열리는 2013년 전에 모든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에서 분리된 LG하우시스는 '고급 알루미늄 창호'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알루미늄 창호 분야에서 탄탄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토스템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안한 후 공격적인 영업을 벌인다는 게 LG하우시스의 전략이다.

LG생명과학은 매출의 20% 이상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당뇨,비만,치매 등을 해결,삶의 질을 개선하는 '해피드러그(happy drug)' 분야가 타깃이다. 이미 간기능 개선제,B형간염 치료제,당뇨치료제 등이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비만치료제,항혈전제,치매치료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