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해외에 거주하는 S교수는 한국에 세미나를 하러 잠깐 들렀다가 저녁 때 청와대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님께서 한번 뵙고 경제 대책에 관한 의견을 듣고 싶어 하십니다. 내일 점심 때 잠깐 청와대를 방문해 주실 수 있는지요. "

S교수는 다음 날로 잡았던 출국일자를 하루 연기하고 청와대로 들어가 이 대통령과 함께 오찬을 하면서 두 시간여 동안 한국의 경제 상황과 해법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전직 대사인 L교수도 지난해 청와대로부터 갑작스런 전화를 받았다. 이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에 앞서 L교수의 조언을 구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역시 불시 호출을 받고 청와대에 들어가 이 대통령과 식사를 겸해 3시간 가깝게 면담을 한 Y교수는 "이 대통령은 낙천적인 성격에다 호기심이 많아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제 얘기를 주의깊에 듣고 대화 내용을 메모하면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털어놓도록 대화를 이끌어갔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은 신문이나 TV를 보다 신선한 주장이나 아이디어를 접하면 메모를 해뒀다가 해당 인사를 청와대로 직접 초청해 얘기 나누기를 즐긴다"고 말했다. S교수의 경우는 학계에서 인지도가 높지도 않고,자신과 경제정책에 대한 의견도 다르지만 논리가 정연하고 패기가 있어 눈여겨보다 한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청와대로 초청했다는 것.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