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희미하게나마 경기 회복의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는 23일 2월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의 산업 신규주문지수가 전달(83.7)보다 소폭 하락한 83.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최고점을 찍었던 2007년 11월 135.7에서 40% 가까이 떨어졌지만 △작년 10월 -7.0% △11월 -8.8% △12월 -9.6% △올 1월 -2.0%로 급락세를 거듭하던 것에 비해 낙폭을 크게 줄였다는 분석이다. 유로스타트가 매달 발표하는 산업 신규주문지수는 상품,서비스 등 수요를 통해 향후 경제의 활동 정도를 보여준다.

유럽 조사기관 마킷이 발표한 유로존 4월 구매자관리지수(PMI)도 지난달 38.3에서 40.5로 상승하며 경제 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프랑스 통계청(INSEE)이 발표한 4월 기업신뢰지수가 전달의 68에서 71로 오르며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경제의 '바닥 신호'는 금융권에서도 나타난다.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올 1분기 순이익은 20억스위스프랑(약 17억2000만달러)으로 시장 전망치(9억5200만스위스프랑)를 크게 상회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작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2억,60억스위스프랑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속단하긴 이르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발표된 영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30년만에 최대폭 하락해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높였다.

영국의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9%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경제가 2분기 연속 1% 이상 위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로버트 배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시무시한 수치"라며 "경제 활동이 매우 약화돼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유로존의 성장률은 -4.2%로 미국(-2.8%)보다 심각하며,프랑스(0.4%)를 뺀 나머지 국가는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올 여름부터 실업난이 본격화하면서 유럽의 내수 성장을 짓누를 것이라고 전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