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미용실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이 때문에 다른 장소에 비해 비교적 실내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이 병원업종의 실내 디자인을 선도하듯이,미용실도 피부관리실,스파 등 유사분야 공간 디자인의 트렌드를 이끄는 경향이 있다.

특히 미용실은 복잡한 급 · 배수시설,다양한 조명 및 관련 기구,복잡한 전기배선,청결성 유지 등의 특성 때문에 예상 외로 디자인의 전문적 경험이 필요한 영역이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의 '아우라 뷰티샵'은 최근 미용 공간의 트렌드에서 본보기가 될 만하다. 이 곳은 당초 박항율 화가의 작업실이었다. 설계자는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해 실내 디자인의 핵심 컨셉트를 '캔버스'로 활용하고 있다. 매우 적절한 아이디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로부터는 '모티브 디자인'의 좋은 사례란 호평도 듣고 있다.

캔버스와 프레임이란 용어는 1900년대 초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제가 내부공간과 외부를 연결하는 '창'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했다. 이후 디자인 분야에서는 아주 친숙한 단어가 됐다. 인테리어나 건축 설계분야에서 이 캔버스는 크기와 형태,배치 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구성미와 조형미가 확연히 달라진다.

아우라 뷰티샵도 이 캔버스를 실내 디자인에 매우 유효 적절하게 활용한 우수 사례로 꼽힌다. 미용실로 바뀌기 이전에 작가가 오랫동안 사용했던 캔버스 형상을 거울,벽면의 이미지월(장식용 벽체),창문,각종 실내 가구 등에 다양한 모양으로 적용했다.

이 때문에 미용실에 온 손님들은 마치 화실에 앉아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공간 전체에서는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차분함과 안정감이 풍겨난다.

미용실 입구와 계단도 화실의 캔버스 형상을 적용했다. 벽체 양측의 거친 마감(벽돌, 화강석)재들의 틈에는 아담한 박스를 끼워넣은 모양으로 캔버스 이미지를 살렸다. 입구를 지나면 캔버스를 거꾸로 배치한 모양의 장식벽이 나온다.

미용실에 들어서면 캔버스 이미지를 적용해 만들어진 경대가 눈에 띈다. 이 경대에서 손님들은 한 폭의 자화상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느낀다. 짧은 시간이지만 방문객들은 미용실에 들어와 앉을 때까지 다양한 재미를 경험하게 된다.

캔버스 프레임은 그림을 둘러싼 단순한 사각형 틀에 불과하다,하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이렇듯 다양한 변화와 무늬를 만들어낸다. 이곳에서는 입구와 통로,실내공간을 일체화시키는 핵심 요소가 되고,손님들이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드는 매개가 된다. 디자이너의 표현력이 돋보이는 구성이 아닐 수 없다.

아우라 뷰티샵에서 특히 방문객들을 즐겁게 하는 곳은 VIP룸이다. 캔버스로 감싸진 거울,캔버스가 연상되는 흰색 벽체와 창문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캔버스 사이에 끼워진 듯 배치된 창문에는 건물 밖 전경이 비쳐지면서 한폭의 천연 풍경화가 그려진다. 화가의 손을 거치지 않은 천연 풍경화를 보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청담동 아우라는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공간 중 하나다. 하지만 주인이나 디자이너들이 조금만 신경쓰면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눈에 띄는 사례다. 멋진 공간이란 게 반드시 비싸고 고급스러워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장순각 (한양대학교 실내환경디자인학과 교수)


디자이너는…

■ 원장은 · 전범진

건국대학교 예술대학 실내디자인학과 졸업
건국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실내환경디자인 석사

■장병익

부천대학교 실내건축학과 졸업

■주요작품

논현동 와인레스토랑 MATINEE,MIX&BAKE 역삼점,
신사동 레스토랑 DINING TENT,모로칸 레스토랑 RABAT 압구정점
논현동 M사옥 건축설계,청담동 진흥 아파트,
신사동 와인바 Cubar,식초카페 비네오 설계 · 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