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왕 헨리 포드가 미국 역사상 최고의 CEO(최고경영자)에 선정됐다.

미 경영월간지 포트폴리오닷컴은 하워드 앤더슨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교수 등 전문가들과 함께 미국 역사상 '최고의 CEO' 20명과 '최악의 CEO' 20명을 각각 선정,발표했다. 선정 기준은 경영혁신,성과,도덕성 등이다.

헨리 포드는 혁신적인 일관 조립공정을 만들어내고,가격을 크게 낮춘 'T형' 자동차를 만든 공로가 인정돼 1위에 올랐다. '애플 컴퓨터'와 '아이팟'을 만들어낸 스티븐 잡스는 혁신성을 인정받아 7위에 올라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10위)를 제쳤다.

20세기 초 월가를 두 번이나 위기에서 구해낸 JP모건의 JP모건이 2위,월마트 설립자인 샘 월튼이 3위,사업부제 조직과 브랜드별 특성화 기법을 고안해 낸 GM의 알프레드 슬로안이 4위에 올랐다. 19세기 후반 독점기업가로 유명한 존 록펠러(6위)와 앤드루 카네기(9위)는 벌어들인 돈을 자선사업에 아낌없이 쓴 점이 인정돼 위대한 경영인의 반열에 올랐다. 워런 버핏(16위)은 "혁신자는 아니지만 위대한 철학자"라는 이유로 선정됐으며,오프라 윈프리(20위)도 최초의 흑인여성 억만장자라는 점이 인정돼 이름을 올렸다.

반면 '최악의 CEO'에는 금융위기를 일으킨 월가의 인물들이 대거 선정됐다. 리먼브러더스의 딕 풀드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지난해 무너진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안젤로 모질로(2위),베어스턴스의 지미 케인(4위),AIG의 마틴 설리번(15위),메릴린치의 스탠 오닐(18위),현 씨티그룹 CEO 비크람 팬디트(20위)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몇 년 전 대규모 회계부정을 저지르며 회사를 망하게 한 켄 레이 엔론 전 CEO(3위),버네 에버스 전 월드컴 CEO(5위)도 최악의 경영자로 평가됐다. 이 밖에 정크본드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드렉셀 펀드를 망하게 한 프레드 조지프(7위),19세기 후반의 악명 높은 금융투기꾼 제이 굴드(8위) 등이 뽑혀 최근 미국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