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이 전분기 대비 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5.1% 성장의 충격에서 일단 벗어난 것으로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아직 멀었지만 어쨌든 급격한 하락세가 다소나마 진정됐다는 점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1분기 성장이 소폭 플러스를 기록한 데는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중 민간 소비가 0.4% 늘어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던 반면 정부 소비는 3.6% 증가해 성장을 주도했던 점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건설업이 6.1% 성장한 것도 정부 지출 확대의 영향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직 긴장을 늦추기에는 이르다. 1분기 경제가 심각한 침체를 보였던 지난해 4분기보다 아주 조금 개선되었다는 것일 뿐 전년 동기 대비로는 -4.3%의 성장률을 기록, 외환위기 때인 1998년 4분기(-6.0%) 이후 최악인데다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비투자는 전분기에 비해 9.6%나 줄고 제조업 역시 마이너스 3.2% 성장을 보인 것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 준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한 강연에서 "성급한 경기회복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경기 대책이나 기업 구조조정 등이 지지부진해지거나 속도를 늦추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특히 1분기 성장이 호전된데는 정부의 역할이 컸던 만큼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들도 고환율에 취해 안주(安住)할 게 아니라 뼈를 깎는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만이 살길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