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대기업 그룹의 운명을 가를 구조조정 대상 명단이 오는 30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워룸 회의'(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명단에 포함되는 그룹은 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한다.

24일 금융 당국과 채권 은행들에 따르면 정부는 30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갖고 45개 주채무계열(대기업그룹)에 대한 처리 방안을 확정한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워룸 회의 직후 은행장 간담회를 소집,약정 체결과 신규자금 지원 등 구조조정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구조조정 대상 선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채권은행들이 최근 확정한 재무구조 평가(신용위험 평가) 결과다. 여기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그룹은 대부분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무 평가에서 불합격 점수를 받았더라도 선수금 환급보증이나 외화부채 평가손,리스 부채 등 특수한 요인 때문에 그렇게 됐다면 약정 체결을 면제받을 수 있다"며 "반대로 재무 평가에서 합격했더라도 불확실성이 많은 그룹은 약정 체결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구조 평가에서 불합격 점수를 받은 그룹은 10개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는 금호 STX 대우조선해양 동부 대주 애경 동양 GM대우 등 12개 그룹 가운데 4개 정도가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CJ 대림 코오롱 한국타이어 SPP 성동조선 아주산업 한솔 하이트맥주 등 17개 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서는 1개 그룹이 불합격 처리됐으며 KT와 신세계를 맡고 있는 국민은행에서는 두 곳 모두가 합격점을 얻었다.

외환은행에서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건설 현대그룹 하이닉스반도체 가운데 한 군데가 불합격했고 신한은행에서는 롯데 에스오일 OCI(동양제철화학) 웅진 중 1개 그룹이 합격과 불합격 사이를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GS 대한전선 세아 등을 맡고 있는 하나은행에서는 1개 그룹이 불합격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김인식/김현석/이심기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