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들이 45개 대기업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12개의 그룹이 불합격 판정 대상으로 잠정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불합격 분류 대상 그룹 중 일부는 채권단과 재무개선 약정 체결을 전제로 조건부 합격판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불합격 그룹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들은 2008회계연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45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막판 평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주채무계열은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의 0.1%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집단이다.

산업은행이 담당하는 12개 그룹 가운데 5~6곳이 불합격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은행의 경우 17개 담당 그룹 중에서 1곳에 대해 불합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농협과 외환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의 담당 그룹 가운데 1~2개씩이 불합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채권은행들은 주채무계열에 대해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총자산회전율, 매출액영업이익률 등 4가지 기준을 갖고 재무상태를 평가하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최종적으로 기준 점수에 미달해 불합격 점수를 받는 곳은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채권단은 불합격을 받은 기업이라도 업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곳과는 별도의 약정을 맺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실제 약정 체결 대상은 줄어들 수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높더라도 환율 상승 등의 일시적인 요인이나 업종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부채비율이 낮더라도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가 있는 곳은 약정 체결 대상"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다음주 초까지 담당 그룹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를 매듭짓고 5월 중에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을 예정이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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