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첨단 무선통신인 3G 서비스를 조기에 개시,중국 통신 시장에 3G 대전(大戰)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노키아를 제치고 중국 휴대폰 시장 1위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 역시 3G를 발판으로 수년 내 톱 3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텔레콤은 동영상 등 부가서비스 시장에 진출,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의 자국 업체 밀어주기와 글로벌 업체의 공세가 변수이긴 하지만 기술력과 운용능력 면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큰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생각이다.

중국의 3대 통신사업자 중 차이나텔레콤은 지난 9일부터 3G 전국 서비스에 들어갔다. 차이나모바일은 이달 말부터,차이나유니콤은 오는 6월 중 전국 서비스에 들어간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목표로 서비스 개시를 연말에서 대폭 앞당겼기 때문이다.

이들 3대 통신사업자는 서비스 방식이 모두 다르지만 이게 한국 기업들에는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차이나텔레콤은 CDMA,차이나유니콤은 GSM, 차이나모바일은 중국형 통신기술인 TD-SCDMA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기업인 노키아 등은 GSM 쪽에 강하고 중국 로컬 업체는 TD-SCDMA형만 만들 수 있지만 삼성과 LG는 세 가지 모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3개 통신업체에 휴대폰 납품을 신청한 상태다.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밀어주기만 없다면 가입자 시장의 20~30%는 기본적으로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과 LG는 3G 서비스 본격 개시에 따라 휴대폰 시장 석권을 위한 실전모드에 들어갔다. 하루 24만대의 휴대폰을 쏟아내는 중국 톈진시 시칭에 위치한 삼성전자 톈진공장은 생산제품의 15~20%를 3G형으로 만들고 있다.

김혁철 총경리는 "작년 올림픽 개막에 맞춰 시범서비스가 실시되면서 3G 휴대폰을 공급하기 시작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제품을 탄력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체제를 정비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마케팅 강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마케팅 투자를 두 배 이상 확대하고 △공급제품 수를 대폭 늘리는가 하면 △유통망도 두 배로 키우는 트리플더블 전략을 수립했다. SK텔레콤은 3G 부가서비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화상통화 모바일쇼핑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한국에서의 운용 경험을 살려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3G 통신을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지정,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올해만 1700억위안(약 34조원)을 관련 분야에 투자하고 3년 내 총 3000억위안(약 60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중국의 휴대폰 가입자는 13억 인구의 절반가량인 6억7000만명에 달하고 있다. 업계에선 기존 휴대폰 가입자 중 상당수가 3G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여 3G 휴대폰 시장이 3년 안에 1억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