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돼지독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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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1918년 여름 프랑스 주둔 미군 병영에서 '이상한' 독감 환자가 생겼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참전했던 미군들이 속속 본국으로 돌아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감염자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한 달 동안 2만4000여명이 죽는 등 미국에서만 무려 50여만명이 사망했다.
1919년 봄에는 영국에서 15만 명이 숨지고 한국에서도 740만명이 감염돼 14만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년여 동안 세계에서 2500여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른바 '스페인 독감'이다. 14세기 유럽을 휩쓴 페스트나 1차세계대전보다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독감은 인플루엔자(influenza)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호흡기 질환이다. 감기에 비해 발열과 오한 기침 근육통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심하다고 한다. 문제는 워낙 급속하게 퍼져 손 쓸 사이도 없이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다. 스페인독감이 창궐했을 때 감염된 지 불과 3~5일 만에 사망한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1957년 '아시아독감'과 1968년 '홍콩독감'으로도 수십만명이 숨졌다. 의학계 일각에서는 인류의 대재앙은 핵전쟁이 아니라 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멕시코와 미국에서 퍼지고 있는 '돼지독감'에 각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게다. 더구나 지금은 세계가 단일 생활권으로 묶여 있어 일단 확산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제한된 곳에서 돼지독감의 발생을 저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광범위한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할 경우 확산을 막는 것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돼지독감 바이러스는 인간이나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돼지 안에서 새롭게 생성된 '변종 바이러스'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 고약한 바이러스가 상륙하지 못하도록 차단선을 설치하는 것 외에 당장은 뽀족한 수가 없을 것 같다.
공항 항구 등에서 빈틈없는 검역을 함으로써 일차 방어선을 구축하고 혹시 방어선이 뚫릴 경우에 대비해 2,3차 감염 방지대책을 세워야 할 일이다. 재난에는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대응해야 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1919년 봄에는 영국에서 15만 명이 숨지고 한국에서도 740만명이 감염돼 14만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년여 동안 세계에서 2500여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른바 '스페인 독감'이다. 14세기 유럽을 휩쓴 페스트나 1차세계대전보다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독감은 인플루엔자(influenza)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호흡기 질환이다. 감기에 비해 발열과 오한 기침 근육통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심하다고 한다. 문제는 워낙 급속하게 퍼져 손 쓸 사이도 없이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다. 스페인독감이 창궐했을 때 감염된 지 불과 3~5일 만에 사망한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1957년 '아시아독감'과 1968년 '홍콩독감'으로도 수십만명이 숨졌다. 의학계 일각에서는 인류의 대재앙은 핵전쟁이 아니라 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멕시코와 미국에서 퍼지고 있는 '돼지독감'에 각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게다. 더구나 지금은 세계가 단일 생활권으로 묶여 있어 일단 확산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제한된 곳에서 돼지독감의 발생을 저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광범위한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할 경우 확산을 막는 것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돼지독감 바이러스는 인간이나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돼지 안에서 새롭게 생성된 '변종 바이러스'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 고약한 바이러스가 상륙하지 못하도록 차단선을 설치하는 것 외에 당장은 뽀족한 수가 없을 것 같다.
공항 항구 등에서 빈틈없는 검역을 함으로써 일차 방어선을 구축하고 혹시 방어선이 뚫릴 경우에 대비해 2,3차 감염 방지대책을 세워야 할 일이다. 재난에는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대응해야 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