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독감이 기승이다. 멕시코와 미국에서 감염자가 나타났고 영국 뉴질랜드 프랑스 등에서도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조류독감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도 불안하다. 돼지독감이 전세계적으로 퍼지는 건지, 한국 국민들은 안전한 건지 궁금증이 한 둘이 아니다. 전문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다음은 이종구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돼지독감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가.

“그럴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그동안 동남아 지역 인플루엔자와 관련해 많은 투자를 했는데 돼지독감은 오히려 미국과 멕시코 등 안방에서 터졌다.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사람간 전파도 확실해졌다. 조류독감은 거의 인간에게는 감염되지 않았다.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그래서 유행할 수 있다.”

- 돼지독감이 위험한 이유는.

“지금까지 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면역력이 없다. 이 바이러스를 정확히 검사할 기구나 시약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모두 새로 개발해야 한다. 정확한 데이터도 없다. 판단이 안된다. 순식간에 멕시코에서 나와서 미국 넘어서 캐나다까지 번져간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세계적으로 유행할 가능성 있다는 얘기다. 28일 새벽이나 오전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돼지인플관련 두번째 입장 발표할 것 같다. 현재 위험수준이 ‘레벨 3’인데 ‘레벨 4’로 올라가게 되면 우리도 거기에 맞춰 대처를 해야 한다.”

- 국내 대처상황은 어떠한가.

“우리는 조기발견이 가능하다. 시설도 확보돼 있다. 멕시코 같은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돼지는 잠복기에 감염되고 전파된다. 이때문에 검역과정에서 거르기 힘들다는 문제는 있다. 지금 입국객들 검사하고 있지만 5~10% 정도만 걸러질 것 같다. 90%는 이 과정에서 안 걸러지고 통과된다. 검역 기준 시점은 4월17일 전후다. 이때 멕시코 다녀온 사람은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다. 몇 명인지 확인하는게 쉽지는 않다. 멕시코 직항도 없다. 미국 LA 등을 거쳐서 들어가므로 통계가 없다. 요샌 입출국 신고서도 안쓴다. 현재 제일 좋은 방법은 대국민 홍보하는 것이다.”

- 국내에서 돼지독감이 유행할 가능성은.

“멕시코에 정기적으로 왔다갔다 하는 사람은 1년에 1000명 정도다. (비정기적인 이동객은 이보다 많다.) 이달 17일 전후로 멕시코 거쳐서 LA 텍사스 등 통해 들어온 사람들은 하루에 1000명씩 대략 7000명~1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 잠복기를 3~7일 정도로 본다면 1주일 정도 무사히 넘기면 유행 위험 넘겼다고 본다. 이번주가 1차 고비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국내 유행은 없지 않겠냐고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인플루엔자 감시시스템 작동 중이다. 다행히 ‘H3형’으로 다 특정지워진다. 20개 병원들 폐렴환자도 통계내고 있고 모니터링 중이다. 아직 의심 케이스는 발견하지 못했다.”

- 국내에 치료약은 충분한가.

“지금까지 국내에선 계절용 백신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돼지백신으로 바꾸려면 라인을 다 교체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가을에 계절백신이 없어지는 부작용이 있다. 전 세계가 이같은 고민하고 있다. 치료제는 현재 250만명분 있다. 좀 불안하다고 본다. 전인구의 20%는 돼야 한다. 타미플루는 로슈에서 독점생산하고 한번 치료제 사는데 2만5000원(닷새분)이 든다. 비싸다. (복지부) 기획예산처에 추가로 250만명분 살 돈 청구해놨다. 이렇게 되면 500만명분이 비축되는 것이다.”

- 돼지독감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어떻게 되나.

“해당 지역 여행력 있고 유사증상 있으면 의심환자다. 검사해서 양성나오면 바로 격리할 방침이다. 국가지정 격리병원은 6개다. 여기에 198개 병상이 마련돼 있다. 아직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계속 늘려가고 있다. 한 달전 쯤 멕시코 놀러갔던 사람들한테서 전화가 복지부로 폭주하고 있다. 감염확인 어떻게 하는냐 뭐 이런 얘기들이다. 의심환자를 빨리 찾는게 중요하다. 보균자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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