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로 울산 북구는 보수와 진보의 진검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한나라당은 단일화 발표 다음 날인 27일 울산에서 예정에 없던 최고위원회를 열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박희태 대표는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 "물과 기름같은 견원지간의 두 후보가 일시적인 눈앞의 소익을 탐해서 단일화했다고 한들 그것은 정치적 야합이며 위장결혼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를 계기로 야당의 단일화 성사 이전부터 구상했던 '보수 대(對) 진보' 구도를 시도하고 있다.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해 투표장으로 끌고 나오겠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좌파들은 경제건설이 아니라 자신의 이념 ·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투사며 싸움꾼"이라고 주장하면서 "좌파 아류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울산 북구의 경제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공천결과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수헌 후보와의 보수진영 단일화는 막판 선거 분위기를 뒤집을 회심의 카드지만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박대동 한나라당 후보 측 관계자는 "단일화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선거 막판까지 단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지만 김 후보 측은 단일화 논의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선거결과에 따라 당내입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정몽준 최고위원은 하루 14시간 이상을 선거지원에 할애하면서 막판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북구에 정 최고위원이 몸 담고 있는 현대중공업 출신들이 많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진보신당은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승수 후보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진보신당은 이날 노회찬 대표,심상정 전 의원 등 간판급 스타와 중앙당 직원 등 당력을 울산 북구에 집중하고 맨투맨식 지원유세를 펼쳤다.

진보신당은 일단 울산 북구 최대 표밭인 현대자동차 노동자의 표심을 최대한 공략키로 했다. 울산 북구 전체 유권자 11만여명 가운데 2만명이 현대차에 근무하고 있어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후보가 지난해 민노당 분당시 '종북주의 논란'을 일으키며 선도 탈당,민노당 일각의 반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사퇴한 김창현 후보 지지율을 온전히 흡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