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진화…다음은 인텔 인사이드 'PC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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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PC업계 주도…휴대폰 업체와 한판 승부 예고
벽돌폰→폴더폰→터치폰→스마트폰,그 다음은 PC폰?
정보기술(IT) 기기 중 휴대폰만큼 진화 속도가 빠른 제품도 없다. 1988년 국내 첫 등장한 휴대폰은 크기(길이 23㎝에 무게 1.3㎏)가 커 일명 벽돌폰(모토로라 다이나택 8000)이라 불렸지만 20년 남짓 지난 지금은 두께 1㎝도 안 되는 슬림폰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삼성이 내놓은 옴니아라는 스마트폰은 휴대폰에서 문서 작업은 물론 인터넷 서핑까지 할 수 있다. 이 같은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에도 힘든 사람이 많은데 올해 말에는 차세대 휴대폰이 또 등장한다. 인텔과 PC업계가 주도해 내놓는 PC폰이 주인공으로 스마트폰보다는 조금 크지만 데이터 처리 속도를 훨씬 높인 제품이다. PC폰이 등장하면 'PC 같은 휴대폰' '휴대폰 같은 PC' 등 이름만으로는 휴대폰과 PC의 경계를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PC폰 등장과 인텔의 야심
PC 프로세서 시장의 80%를 장악해온 인텔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기존 PC 기능(프로세서,그래픽)에 통신 기능까지 결합한 '무어스타운'이라는 제품을 내놓는다. PC업계는 이 제품을 구입해 액정표시장치(LCD)와 케이스 같은 부품만 결합하면 손쉽게 PC폰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인텔은 무선 시장 진출을 위해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과 LG전자를 비롯한 IT기기 제조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성장의 한계에 부닥친 PC 시장에서 눈을 돌려 차세대 모바일 기기 시장으로 세를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당연히 퀄컴,브로드컴 등 통신칩 분야의 기존 강자들과의 대결도 피할 수 없다.
PC폰은 3인치 화면 크기인 스마트폰보다 약간 큰 4~5인치 화면을 장착할 예정이다.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 작업을 보다 편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PC 시장에서 검증받은 인텔의 프로세서와 그래픽 칩들을 내장,기존 스마트폰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것도 장점이다.
HP에 이어 델과 에이서 등 세계 1~3위 PC업체가 최근 모두 휴대폰 시장에 뛰어든 것도 무시하지 못할 움직임이다. 지금까지는 휴대폰 제조 노하우가 부족해 노키아 삼성전자 등에 밀렸지만 인텔의 지원을 받는 내년부터는 휴대폰 시장에서 한번 겨뤄볼 만한 상황이 마련될 수 있다. 단순 조립에 가까워진 PC처럼 인텔의 플랫폼을 가져다 저렴한 PC폰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PC를 닮아가는 휴대폰
PC 진영의 휴대폰 진출은 PC를 점점 닮아가는 쪽으로 발전해온 휴대폰 진화 과정과 연관이 깊다. PC에서 사용하는 유선망과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무선망의 가장 큰 차이는 속도다. 속도가 빠른 유선인터넷이 먼저 발전하면 무선인터넷이 이를 뒤따라 가는 구조다.
2세대 이동통신 초기만 해도 휴대폰에서는 음성통화만 사용했지만 2000년 2.5세대(CDMA 2000 IX) 기술 도입 이후에는 초기 PC통신 수준의 무선인터넷과 게임 등의 데이터 기능이 가능해졌다. 2007년에는 영상통화가 가능한 초당 2~3메가비트(Mbps)급 속도를 지원하는 3세대 이동통신까지 상용화되면서 초기 텍스트 중심 무선인터넷이 그래픽,영상 기반으로 발전했다. 네트워크가 발전하자 휴대폰도 PC에서 사용하던 기능을 하나씩 도입하고 있다. 휴대폰에 인터넷 서핑을 돕는 웹브라우저와 자주 쓰는 서비스를 모아서 사용하는 위젯 등이 도입된 게 대표적 사례다.
◆PC와의 차이는 개인화
휴대폰의 전반적인 기능이 PC를 닮아가고 있지만 몇 가지 차이점도 있다. 대체로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PC와 달리 모두 한대쯤 갖고 있는 휴대폰은 개인 특성이 강조된다. 예쁘고 쓰기 편리한 휴대폰 사용자 환경(UI)을 만들어 대박을 터뜨린 애플 아이폰과 삼성 햅틱의 사례도 개인화의 장점을 잘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최적화한 3차원 UI 개발,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휴대폰의 장점을 활용한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분야는 PC보다 휴대폰 분야의 발전이 더 빠르다.
모토로라가 2033년 등장할 휴대폰을 예상해 본 프로젝트에서도 개인화에 주안점을 둔 기능들이 부각됐다. 손에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개인 위성 모바일 기기가 탄생해 사용자 주위를 항상 떠다니는 휴대폰을 비롯해 문신처럼 밀착(화면은 눈 주변에,키패드 격인 인터페이스는 팔에 붙여 각각 기능 수행)시킨 젤 형태의 모바일기기 등장을 예상했다. 한 개의 반지만 끼면 개인정보를 주고받는 기기로 작동하다 두 번째 반지를 끼면 휴대폰이 되는 이색 아이디어도 나왔다. 통화나 메시지를 수신하면 반지나 팔찌에서 홀로그래픽이 나오는 제품도 미래 휴대폰의 모습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정보기술(IT) 기기 중 휴대폰만큼 진화 속도가 빠른 제품도 없다. 1988년 국내 첫 등장한 휴대폰은 크기(길이 23㎝에 무게 1.3㎏)가 커 일명 벽돌폰(모토로라 다이나택 8000)이라 불렸지만 20년 남짓 지난 지금은 두께 1㎝도 안 되는 슬림폰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삼성이 내놓은 옴니아라는 스마트폰은 휴대폰에서 문서 작업은 물론 인터넷 서핑까지 할 수 있다. 이 같은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에도 힘든 사람이 많은데 올해 말에는 차세대 휴대폰이 또 등장한다. 인텔과 PC업계가 주도해 내놓는 PC폰이 주인공으로 스마트폰보다는 조금 크지만 데이터 처리 속도를 훨씬 높인 제품이다. PC폰이 등장하면 'PC 같은 휴대폰' '휴대폰 같은 PC' 등 이름만으로는 휴대폰과 PC의 경계를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PC폰 등장과 인텔의 야심
PC 프로세서 시장의 80%를 장악해온 인텔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기존 PC 기능(프로세서,그래픽)에 통신 기능까지 결합한 '무어스타운'이라는 제품을 내놓는다. PC업계는 이 제품을 구입해 액정표시장치(LCD)와 케이스 같은 부품만 결합하면 손쉽게 PC폰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인텔은 무선 시장 진출을 위해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과 LG전자를 비롯한 IT기기 제조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성장의 한계에 부닥친 PC 시장에서 눈을 돌려 차세대 모바일 기기 시장으로 세를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당연히 퀄컴,브로드컴 등 통신칩 분야의 기존 강자들과의 대결도 피할 수 없다.
PC폰은 3인치 화면 크기인 스마트폰보다 약간 큰 4~5인치 화면을 장착할 예정이다.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 작업을 보다 편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PC 시장에서 검증받은 인텔의 프로세서와 그래픽 칩들을 내장,기존 스마트폰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것도 장점이다.
HP에 이어 델과 에이서 등 세계 1~3위 PC업체가 최근 모두 휴대폰 시장에 뛰어든 것도 무시하지 못할 움직임이다. 지금까지는 휴대폰 제조 노하우가 부족해 노키아 삼성전자 등에 밀렸지만 인텔의 지원을 받는 내년부터는 휴대폰 시장에서 한번 겨뤄볼 만한 상황이 마련될 수 있다. 단순 조립에 가까워진 PC처럼 인텔의 플랫폼을 가져다 저렴한 PC폰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PC를 닮아가는 휴대폰
PC 진영의 휴대폰 진출은 PC를 점점 닮아가는 쪽으로 발전해온 휴대폰 진화 과정과 연관이 깊다. PC에서 사용하는 유선망과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무선망의 가장 큰 차이는 속도다. 속도가 빠른 유선인터넷이 먼저 발전하면 무선인터넷이 이를 뒤따라 가는 구조다.
2세대 이동통신 초기만 해도 휴대폰에서는 음성통화만 사용했지만 2000년 2.5세대(CDMA 2000 IX) 기술 도입 이후에는 초기 PC통신 수준의 무선인터넷과 게임 등의 데이터 기능이 가능해졌다. 2007년에는 영상통화가 가능한 초당 2~3메가비트(Mbps)급 속도를 지원하는 3세대 이동통신까지 상용화되면서 초기 텍스트 중심 무선인터넷이 그래픽,영상 기반으로 발전했다. 네트워크가 발전하자 휴대폰도 PC에서 사용하던 기능을 하나씩 도입하고 있다. 휴대폰에 인터넷 서핑을 돕는 웹브라우저와 자주 쓰는 서비스를 모아서 사용하는 위젯 등이 도입된 게 대표적 사례다.
◆PC와의 차이는 개인화
휴대폰의 전반적인 기능이 PC를 닮아가고 있지만 몇 가지 차이점도 있다. 대체로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PC와 달리 모두 한대쯤 갖고 있는 휴대폰은 개인 특성이 강조된다. 예쁘고 쓰기 편리한 휴대폰 사용자 환경(UI)을 만들어 대박을 터뜨린 애플 아이폰과 삼성 햅틱의 사례도 개인화의 장점을 잘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최적화한 3차원 UI 개발,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휴대폰의 장점을 활용한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분야는 PC보다 휴대폰 분야의 발전이 더 빠르다.
모토로라가 2033년 등장할 휴대폰을 예상해 본 프로젝트에서도 개인화에 주안점을 둔 기능들이 부각됐다. 손에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개인 위성 모바일 기기가 탄생해 사용자 주위를 항상 떠다니는 휴대폰을 비롯해 문신처럼 밀착(화면은 눈 주변에,키패드 격인 인터페이스는 팔에 붙여 각각 기능 수행)시킨 젤 형태의 모바일기기 등장을 예상했다. 한 개의 반지만 끼면 개인정보를 주고받는 기기로 작동하다 두 번째 반지를 끼면 휴대폰이 되는 이색 아이디어도 나왔다. 통화나 메시지를 수신하면 반지나 팔찌에서 홀로그래픽이 나오는 제품도 미래 휴대폰의 모습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