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돼지독감과 미국발 금융불안에 급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1300선을 내줬고 코스닥은 480선 아래로 추락했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39.59포인트, 2.95% 하락한 1300.2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6.60포인트(5.26%) 내린 479.37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2번째로 하락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돼지독감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여기에다 미국 일부 은행에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오면서 증시는 장 후반 걷잡을 수 없이 급락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해 "금융당국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은행에 대해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지지선이 계속 붕괴되며 코스피 지수는 장중 1298.86까지 미끄러졌고, 코스닥 지수는 500선을 내준 후 480선마저 이탈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주요 아시아 증시도 나란히 하락했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32.57포인트(2.67%) 떨어진 8493.77로 장을 마감했고, 대만 항셍지수는 108.32포인트(1.90%) 하락한 5596.73으로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한때 1.4%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장 후반 하락폭을 축소해 0.16% 빠진 2401.44로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오후 4시 10분 현재 1.78% 하락한 1만4576.69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이 커져 전일대비 13.40원 오른 185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외부환경이 불안해지자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섰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84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7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현물(코스피 646억원, 코스닥 430억원), 선물(4688계약), 콜옵션(48억원)을 모두 팔아치웠다.

개인이 거래소에서 1924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702억원 순매수했고, 프로그램도 4800억원이 넘는 매수 우위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급락을 막지 못했다.

돼지독감 수혜주의 주가는 제각각이었다.

녹십자, 중앙바이오텍, 대성미생물, 에스텍파마, 이-글벳, 제일바이오, 대한뉴팜, 씨티씨바이오, 중앙백신 등 백신 관련주와 신라수산, 사조대림, 오양수산, 사조산업, 동원수산 등 수산주, 하림, 동우, 마니커 등 닭고기주들이 무더기로 상한가에 올랐다.

반면 광동제약, 국제약품, 대원제약, 신풍제약, 오리엔트바이오, 일동제약, 일양약품, 종근당바이오, 중외제약, 한올제약, 현대약품 등 코스피 제약주들은 차익실현 매물에 대폭 하락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면서 울트라건설, 동신건설, 특수건설, 삼호개발, 삼목정공, 홈센타, 이화공영 등 관련주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27개 종목만 올랐고 725개 종목이 하락했다. 상한가와 하한가 종목은 각각 15개씩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34개를 포함해 131개 종목만 올랐고 843개 종목이 떨어졌다. 하한가 68개.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