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계절적 비수기에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 감소로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1분기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판매가 회복되고 있어 1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SDI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27억원,영업손실 760억원,순이익 576억원을 달성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7%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지난해 1분기 349억원보다 소폭 늘어났다.

하지만 이 같은 영업손실 규모는 시장 전망치인 29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지난 1분기 독일 보쉬사와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의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하이브리드카용 2차전지 개발 투자비용이 늘어난 때문이었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306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한 것이다. 삼성전자와의 합작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지분가치 평가에 따라 순가치가 상승한 덕분이다. 증권사들은 241억원의 분기 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었다.

삼성SDI는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엔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와 2차전지를 중심으로 이미 수요와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차전지 부문은 3월부터 유통재고가 점진적으로 소진될 기미를 보이며 완제품 업체들의 재고 확보를 위한 수요와 일반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어 전체 라인의 가동률이 성수기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PDP부문도 미국의 디지털방송 전환과 중국의 노동절 특수로 인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50인치 판매목표를 1분기보다 40% 이상 늘려잡았다.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예상보다 커 IT(정보기술) 업체 중 유일하게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권 연구위원은 그러나 "1분기 실적이 바닥으로 보인다"며 "지난달부터 주요 제품의 가동률이 올라가고 있어 판매가격 하락만 제한적이라면 2분기엔 적자폭이 크게 줄거나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도 "작년 4분기에 이미 저점을 지난 다른 IT업체에 비해 삼성SDI는 1분기가 저점이라는 점에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다"며 "PDP 전망에 대한 불투명성으로 인해 PBR(주가순자산비율)가 1배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2분기엔 2차전지 수익성 회복을 기반으로 영업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탄소나노튜브 BLU(백라이트유닛)의 상용화 기대감이 높아질 경우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아 PBR 1배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표주가로 12만원을 제시했다.

김용준/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