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위기에 몰린 제너럴모터스(GM)가 국유화를 전제로 정상화를 추진한다.

27일 GM이 발표한 최종 자구안에 따르면 GM은 440억달러 규모의 채무를 줄이기 위해 △정부 구제금융 중 100억달러 △노조 퇴직자건강보험기금 출연금 중 102억달러 △무보증채(270억달러)의 90% 등에 대해 각각 출자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정부와 노조는 새로 출발하는 GM의 지분을 50%,39%씩 보유하게 된다. 채권단은 원금 1000달러당 225주를 받는 출자전환을 통해 10%의 지분을 갖게 되며,나머지 1%는 기존 주주 몫이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결국 채권단과 노조가 출자 전환에 동의하면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씨티그룹에 이어 GM도 정부가 최대주주인 국유화 기업이 될 전망이다.

다음 달 말까지 채권단과 노조의 양보를 얻어내야 하는 GM은 이날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수익 위주 경영을 위해 현재 8개인 브랜드를 내년 말까지 4개로 줄이고 모델 수도 48개에서 34개로 감축하기로 했다. 딜러도 6246곳에서 3605곳으로 줄이기로 했다.

프리츠 헨더슨 최고경영자(CEO)는 "GM이 파산보호 신청을 피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90%가 출자전환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며 "채권단이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결국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GM이 새로 내놓은 출자전환 방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임시로 구성된 GM채권단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명백하게 형평에 어긋난 조치"라며 "자신들의 입장을 GM과 정부 측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작년 말 GM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내건 조건은 무보증채의 3분의 2를 출자전환하는 것이었다. 이 같은 채권단 반발에 대해 GM 측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다임러는 이날 보유 중인 크라이슬러 지분 19.1%를 크라이슬러의 최대주주인 서버러스캐피털 매니지먼트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다임러는 또 크라이슬러의 채무 15억달러를 탕감하고 앞으로 3년간 크라이슬러 연금에 6억달러를 출자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크라이슬러는 전날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퇴직자 건강관리기금의 출연 의무를 줄이기로 잠정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AW와 크라이슬러 간 합의에 따라 노조가 피아트와 크라이슬러 협상으로 새로 출범하는 회사의 지분 55%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