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돼지독감 '추정 환자'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도 관련 주식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돼지독감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는 수산주와 육계주들은 날마다 '줄 상한가'를 기록할 정도다. 동물의약품 및 백신제조업체까지 덩달아 주가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 돼지고기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닭고기와 해산물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시장의 막연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각 증권사 시황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돼지독감과 주식시장 사이에 연관성을 찾고, 나아가 시장 전망을 내놓는데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돼지독감은 주식시장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 증권사 시황 담당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정반대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 애널리스트는 "솔직히 돼지독감과 주식시장과의 연관성을 알아내지 못하겠다"며 "이제는 돼지에 대한 공부까지 해야하는 것인지 회의가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시황 담당 애널리스트에게 시장 전망을 물어오는데 '돼지독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말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단순히 돼지독감을 시장 악재로 인식하고, 피해주 등을 중심으로 시장 전망을 내놓고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 시장전문가들 사이에서 홈쇼핑과 게임업체를 두고 돼지독감 수혜주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게임주와 홈쇼핑주가 돼지독감의 수혜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애널리스트의 경우 돼지독감이 사람과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이기 때문에 집 안에만 머무를 것이라고 판단, 게임과 홈쇼핑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돼지독감 수혜주로 이들 업체까지 거론되는 것은 인위적으로 테마주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지적하는 시장전문가들도 많다.

한 증권사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생각보다 돼지독감으로 인한 테마가 발빠르게 만들어지고,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이러한 테마주에 투자하는 주체가 개인투자자들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투자에 각별한 주의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