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여일 만에 1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SI는 조류 인플루엔자(AI),사스(SARS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어떤 점이 같고 또 어떤 점이 다를까. 우선 셋은 고열 두통 기침 목아픔 등 일반적인 독감 증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닮았다.

또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는 점도 같다. 하지만 SI와 사스가 사람끼리 호흡기를 통해 주로 감염되는 것과 달리 AI는 아직까지 사람 대 사람의 감염 가능 여부가 불분명하다.

SI는 조류의 대규모 폐사를 일으키는 AI와 달리 정작 돼지에겐 피해가 적다. SI 바이러스는 AI 바이러스처럼 고병원성이 아니기 때문에 돼지의 경우 감염돼도 가벼운 독감 증세로 끝난다.

대신 사람에겐 목숨까지 위협할 정도로 위험성이 높다. 돼지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배합공장'이라 불릴 정도로 닭 오리 사람 등의 바이러스를 받아들여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치사율에선 인체 감염 사례로 보고된 376건 중 238건의 사망자가 발생한 AI가 가장 높고 사스는 10% 정도다. 사스는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유행하면서 8096명의 감염자 중 774명이 사망했다. SI는 현재 보고된 1600여건의 감염 의심 사례 가운데 152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10%대로 추정된다.

전파 속도는 발원지인 멕시코에서 12일 만에 미국 유럽 아시아로까지 확산된 SI가 가장 빠르다. 사스는 한 달여 만에 30여개국으로 퍼져 나갔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이 27일 SI 대신 '북미 인플루엔자'로 이름을 바꾸도록 요청한 것과 마찬가지로 AI와 사스도 공식 용어가 탄생하기까지 숱한 논란을 거쳤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