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기획재정부의 한 공무원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의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한 사실이 밝혀져 분란이 일어났다.민주당은 “양도세법 등에 관한 야당의 전략을 염탐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고의가 아닌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날 기획재정위 전체회의가 시작되자마자 김종률 의원(민주당 간사)는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재정부 기획조정실 모(某) 공무원이 민주당 당직자까지 내보내고 국회의원들만 남아 비공개로 개최한 원내 대책회의 성격의 의총에 잠입해 메모를 하다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해당 공무원으로부터 빼앗은 ‘증거품(메모지)’도 제시했다.민주당 관계자는 “정부 측에서 야당의 전략을 파악하기 위해 행정고시까지 패스한 엘리트 사무관을 ‘스파이(?)’로 투입시켰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야당의 공세에 이날 상임위에 출석한 윤 장관은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윤 장관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죄송하다”며 “다만 본인은 4월 임시국회가 막바지로 가고 해서 정부 법안 처리가 잘됐으면 하는 충정심에서 그랬다고 하니 널리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개로 열리는 야당 의총에는 우리 쪽에서 반드시 한명 이상 참석해 논의 내용을 청취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당사자가 비공개로 전환될 때 그 사실을 잘 못 듣고 실수로 남아 있다가 그런 일이 생긴것 같다”고 설명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