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돼지 인플루엔자(SI)’가 각국으로 확산되면서 멕시코 등에 해외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도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멕시코에 생산공장과 판매거점을 갖고 있는 도요타자동차는 불요불급한 경우가 아니면 해외 출장을 자제토록 한데 이어 현지판매회사 직원들에겐 재택근무를 지시했다.소니는 28일부터 멕시코에 있는 판매회사를 휴무키로 했다.이 판매회사에는 일본인 주재원이 14명 근무중이다.

혼다는 전세계에 근무하는 사원들에게 5월6일까지 해외 출장을 자제하도록 했다.히타치제작소는 전세계 거점 직원들에게 ‘외출을 최소화’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캐논 산요전기 등도 멕시코로의 출장을 금지했다.미쓰비시중공업은 멕시코에 나가 있는 출장자와 주재원의 가족들을 즉시 귀국토록 했다.스즈키는 멕시코 판매회사에 있는 사원과 가족 전원을 귀국시켰다.

일본에선 또 히로히토 전 일왕의 생일인 ‘쇼와의 날’ 휴일인 29일부터 8일 이상의 황금연휴(골든위크)가 시작돼 특수를 기대했던 여행·항공업계가 SI사태로 예약 취소 등 불똥이 튀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이때 일본에선 작년보다 10% 늘어난 50만명 정도가 해외 여행을 나갈 계획이다.그중 10만명은 한국 찾을 예정이다.

일본항공(JAL)은 도쿄 나리타공항과 멕시코를 운항하는 노선의 경우 이번 사태로 약 10%의 승객이 예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일본의 최대 여행사인 JTB를 비롯해 긴키니혼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28일부터 일단 멕시코 단체여행을 자진 중단했다.

일본 관광청은 “여행 취소가 확산되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했을 때 발생했던 여행업계의 경제적 타격이 재연될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냉정한 대응을 당부하고 있다.노무라증권은 해외여행 전체의 10%가 취소되면 국내총생산(GDP)의 0.03%를 끌어 내리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