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SI '추정' 환자 1명과 '의심' 환자 16명이 발생한 가운데 미국에서 SI 감염에 따른 첫 사망자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생후 23개월 된 어린 아이가 SI 감염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숨진 유아는 미국이 아닌 멕시코 국적으로 치료를 위해 미국 텍사스 휴스턴으로 왔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SI 감염이 멕시코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지만,앞서 리처드 베서 미 질병통제센터(CDC) 대행이 "현재 SI에 감염돼 미국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5명 중에서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힌 만큼 미국인 사망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에서 SI에 감염됐거나 의심되는 환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미국 뉴욕 제2진원지 가능성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미국 내에서 SI로 인한 첫 사망자가 확인됨에 따라 SI 확산을 막기 위해 휴교령 등 최대한의 예방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의회에 15억5000만달러의 추가 예산 지출을 요청했다.

미국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은 뉴욕은 SI의 '제2 진원지'가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내 SI 감염 사례가 6개주에 걸쳐 68건으로 늘어난 가운데 뉴욕시에선 45건의 SI 환자가 발생,미국 내 최다 감염지역이 됐다. 특히 멕시코를 다녀온 적이 없는 환자들도 다수 발생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SI가 번지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뉴욕에서 처음 SI 환자들이 발생한 세인트 프랜시스 프렙스쿨 인근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날 82명이 감기 증세를 보여 역학조사와 함께 휴교령이 내려졌다.

마이크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뉴욕주에서 수백명의 학생들이 SI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국제보건기구(WHO)는 뉴욕을 SI 창궐 여부를 결정할 핵심지역으로 보고 확산 상황을 추적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가장 가깝고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는 13명의 SI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비상상태를 선언했다.

◆SI 공포 글로벌 확산

SI의 글로벌 확산도 멈추지 않고 있다.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스페인 영국 이스라엘 태국 외에 남미 코스타리카와 독일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됐다. 프랑스와 스위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유럽 거의 전역에서 감염 의심자가 나왔고 콜롬비아 칠레 우루과이 등 남미와 한국 홍콩 등 아시아,남아공 등 아프리카에서도 의심자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29일 SI를 예방하는 조치로 자국 내 모든 돼지를 즉각 도살 처분하기로 했다.

◆국내 SI 의심환자 추가 발생

국내 질병관리본부는 29일 접수된 신고 환자 가운데 오전에 5명,오후에 11명 등 총 16명이 의심 환자로 분류돼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달 중순 전후로 멕시코와 미국을 방문한 뒤 인후통 기침 발열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에 의심 환자로 분류된 5명 중 멕시코를 다녀온 사람은 52세 남성과 29세 여성이며 미국 여행객은 캘리포니아 일대를 여행한 16세 남자,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 27세 여성,뉴욕을 다녀온 15개월 된 여아다. 현재까지 신고된 환자 23명 가운데 6명은 정상으로 판명됐으며 1명은 추정 환자,16명은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

김동욱/서욱진 기자/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