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부평 승리로 체면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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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전주 석권…당내갈등 불가피
4 · 29 재선거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처지다. 일단 지도부가 사활을 걸고 달려든 부평을에서 한나라당에 승리를 거둬 체면은 살렸다. 수도권 민심의 척도인 부평을에서 유권자들이 'MB정부 심판론'을 내건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앞으로 대여 투쟁의 강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자신의 선거인 양 부평을 선거구를 누빈 정세균 대표 체제에 대한 퇴진 요구는 일단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당내 일각에서는 사실상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자는 전주 덕진과 완산갑 승리로 화려하게 정계 복귀에 성공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당장 텃밭인 전주 2곳을 잃은 데 대한 공천 책임론이 불거질 조짐이다. 정 전 장관 측 비주류 의원들의 목소리가 힘을 받게 될 경우 당권파와의 정면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5월로 예정된 차기 원내대표는 정 대표와 정 전 장관 간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정 전 장관 입장에서는 정동영의 저력을 각인시킨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정 대표가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민주당 중진들까지 나서 '배신자'로 몰아붙였지만 정동영 바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에도 7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여 전주에서는 절대적 맹주임을 과시했다.
정 전 장관 측은 30일 입당서를 제출하고 복당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 지도부가 선거기간 내내 '복당 불가'를 외쳐 온 만큰 복당이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이다.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서다.
정 전 장관은 복당 신청을 한 후 당 바깥에서 비주류 측과 연대,세력화할 가능성이 높다. 복당이 여의치 않아 독자세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전북의 맹주임이 확인된 이상 당내 인사들의 고민도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