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는 모든 사람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젊은 여성들은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취업률 현황을 보면 최근 여성 고용환경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쉽게 알 수 있다. 3월 여성 취업자 수는 956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만9000명 줄었다. 남성 취업자 감소 규모(4만6000명)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여성,특히 자영업과 비정규직 여성들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여성이 취업시장에서 남성보다 불리한 환경에 처해 있다는 점은 새로울 게 없다. 특히 기혼 여성의 경우 출산이나 육아 문제 등이 취업에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작용한다. 뒤늦게 일을 찾아 나서면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답답함만을 호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찾아보면 준비기간이 길지 않고 전공에 구애받지 않는 유망 직종이 있다. 성장 가능성도 큰 만큼 도전해 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나만의 일을 찾아 '알파걸'로 거듭나보자.


◆머천다이저(MD)

소비자 욕구를 정확히 읽어 상품을 고르고 그 특징을 강조해 매출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한다. 소비 주체가 여성으로 변화하고 있는 데다 여성의 섬세한 성격과도 잘 맞는 직업 중 하나다. MD의 업무는 크게 상품 기획,생산 스케줄 관리,판매,홍보 · 판촉으로 구성된다.

MD가 주로 활약하는 분야는 의류,패션 업종이다. 하지만 최근 상품의 컨셉트를 기획하고 외부에서 구입하는 구매 MD(Buyin MD)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활동 영역도 홈쇼핑,백화점,쇼핑몰 등 유통업체뿐 아니라 게임 아바타 등으로 계속 넓어지고 있다.


◆헤드헌터

기업에는 적합한 인재를,개인에게는 능력에 맞는 직업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핵심 인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헤드헌터를 찾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의 부드러운 화술과 친숙함은 고객에게 접근하는 데 유리하다. 유능한 헤드헌터가 되려면 풍부한 사회경력과 설득을 위한 언어 구사 능력이 필요하다.


◆파티플래너

파티문화가 확산되면서 파티플래너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파티플래너는 음식 · 장식 · 음악 등 파티 전체를 기획하고 마무리하는 일을 한다.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의뢰인이 편안한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에게 적합하다. 뛰어난 말솜씨에 치밀하고 꼼꼼한 기획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여성에겐 제격이다. 사교적 · 창의적 성격이면 더욱 좋다.

적극적으로 사람을 대할 수 있으면서 다양한 파티 경험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낼 수 있는 이들이 경쟁력이 있다. 조리 · 꽃꽂이 · 풍선장식 등을 배워두고 생활 속에서 다양한 파티를 시도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파티플래너가 되면 보통 전체 진행비의 15~20%를 보수로 받는다.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다이어트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워 관리해 주는 전문가다. 흔히 체형관리사,다이어트 컨설턴트로도 불린다.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는 비만 정도를 측정하고 운동요법,식이요법 등을 활용해 고객의 체중을 조절해 준다. 부분 비만이나 O형 다리를 교정하기 위해 마사지를 하고 복부 비만이나 큰 얼굴을 관리해주기도 한다. 피부관리와 자세교정도 담당한다.


◆플로리스트

꽃을 용도에 맞게 아름다운 형태로 연출하는 전문가다. 손재주가 있는 여성들에게 적합하다. 과거에는 플라워숍의 디자이너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학원 강사,플라워 코디네이션,플라워 아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초봉은 많지 않다. 하지만 실력을 키우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으면 고소득 전문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콘텐츠전문가

신문과 지상파 방송으로 제한됐던 언론매체의 범위가 21세기 들어 유선,위성,인터넷방송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르는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섬세하고 감성적인 여성들이 도전해 볼 만한 직업이다.


◆텔레마케터

영업조직과 유통단계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고객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텔레마케팅이 뜨고 있다. 텔레마케터는 여성의 부드러움과 친근함이 강점이 될 수 있어 여성에게 유리한 직업이다. 과거에는 단순 전화상담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계약체결부터 사후관리까지 맡는 원스톱 풀 서비스 전문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연령이나 기타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1~2개월만 교육받으면 바로 취업이 가능하다. 텔레마케터로 일하려면 일반기업 입사 때와 마찬가지로 서류전형과 면접을 치르게 된다. 전화를 이용한 직업이므로 전화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