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완공 예정인 경남 울주군 언양읍 인근 경부고속철도 13-1공구 언양고가(총연장 786.8m)는 국내 처음으로 최첨단 토목공법(ILM 공법)이 적용된 경부고속철도 유일의 교량이다. 언양고가는 기온 변화에 따른 궤도 뒤틀림 현상을 없앴다. 시속 300㎞ 고속 주행에도 쾌적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레일 이음매를 모두 용접으로 연결한 일자형 장대레일을 설치했다. 이중아치 구조로 건설돼 건축미도 돋보인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경부고속철도 건설 과정에서 축적된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철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5년 중국 수투선(쑤이닝~충칭)을 시작으로,2006년 무광선(우한~광저우)에 이어 올해 하다선(하얼빈~다롄) 등 3건을 잇달아 수주했다.

조현용 이사장은 "국내 선진 철도기술을 적극적으로 알려 외국 철도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비즈니스 목표도 세웠다"며 "철도의 해외 진출은 중국 러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철도망 구축사업의 사전 포석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철도시설공단은 중국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는 한편 중앙아시아 아제르바이잔,남미 브라질 등과 함께 대규모 사업참여를 준비 중이다.

철도시설공단은 해외시장 개척 못지 않게 철도가 저탄소 녹색성장시대의 대표적인 운송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철도 중심의 교통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철도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 지난 40년 동안 도로 연장은 10배 증가했지만 철도 연장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조 이사장은 "철도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1.1%로 도로(78%) 해운(14%) 항공(7%)보다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이라며 "철도야말로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맞는 미래 교통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공단의 올해 투자액은 전년 대비 1조4548억원 늘어난 6조964억원.이 중 경부고속철도 전 구간의 2010년 개통과 호남고속철도 착공 등을 위해 1조7000억여원,주요 간선 철도망 고속화와 현대화 등에 4조3900억여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중장기 마스터플랜도 착착 진행 중이다. '21세기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2020년까지 철도 연장 4792㎞,복선화율 65%,전철화율 78%,주요 간선의 고속화(시속 230㎞/h)를 위해 총 94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조 이사장은 "철도 수송력 약화는 물류비용 증가로 이어져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며 "철도망을 질적 · 양적으로 확충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경전철,자기부상열차 등 신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경전철 사업분야에서는 그동안 축적된 사업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철도건설 경험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에 경전철사업 기술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현재 김포,광명,성남,고양시청 등에 사업관리 및 시스템엔지니어링 등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기부상열차 실용화 시범노선 사업(3885억원)에 참여하는 등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상용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 성장사업 창출 노력과 함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핵심역량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자체감독 시행,사업관리 고도화,시설물 및 자산관리의 시스템화,품질 · 환경 · 안전과리 글로벌화,철도기술력 선진화분야의 노하우 축적에 힘쓰고 있다. 자체감독 시행을 위해 성남~여주 복선전철 노반 5 · 6공구 등 12개 공구(노반 8개,건축 · 궤도 · 전기 · 차량기지 각 1개 공구)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사업관리의 고도화를 위해 사용자 중심의 신사업관리시스템(GPMS)으로 사업관리 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철도기술력 선진화를 위해선 기술개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철도기술 표준화 및 설계VE(가치공학)의 내실화를 위해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 신기술의 적용을 위한 발표회 및 심의 정례화,분야별 전문인력 양성교육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