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공사는 효율적인 인력 구성과 일자리 나누기에서 여느 민간 기업보다 앞서나가는 곳이다. 경기 불황을 극복하고자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해 지난 3월31일 전 임직원들이 임금을 반납하기로 했다. 이미 4월부터 직급에 따라 1~10%의 임금을 회사에 돌려주고 있다. 청년인턴도 정부 권장보다 2배 많은 80여명을 뽑았고 정규직 채용 때 가산점을 줄 방침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지식경제부 산하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전국 103만가구에 열병합발전을 통해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곳이다. 전 임직원과 노사가 이견 없이 고통을 분담하고 팔을 걷어붙인 지역난방공사는 최근 경영 효율화의 벤치마킹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일자리 나누기 선도

사실 지역난방공사는 2006년에 공기업 최초로 '사회형평적 채용' 제도를 선보인 바 있다.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장애인,농어촌 출신,저소득 계층을 채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졸 직급 초임을 낮췄다. 최근 공기업 선진화 및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공기업의 대졸 초임 삭감을 이미 3년 전에 한 셈이다.

조직의 군살 빼는 과정은 냉정할 정도다. 5본부 · 13처 · 14지사의 기구와 1116명의 정원을 2010년까지 3본부 · 11처 · 13지사,993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미 지난 2월 83명을 축소했고 1개 지사도 통합했다. 인사제도 역시 올 들어 직위 · 직급 · 직군 구분을 없애고 적성과 역량에 따라 팀장급 간부를 임명하는 직위공모제에 들어갔다.


◆적극적인 미래 경영

조직의 재정비에서 나아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태양열,하수열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적극 활용해 2016년까지 총에너지생산량의 15%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또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건설공사에 지난해 대비 40.2% 늘린 4796억원을 투자한다.

올해 하반기(7~12월)에 증시 상장도 준비 중이다.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정부 선진화 계획에 맞춰 공공지분 51%를 유지하는 선에서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증시 상장을 한다 해도 현행 열요금 규제제도가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역난방 요금이 인상되지는 않는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방안도 강구 중이다. 난방 열에 여유가 생기는 하절기에는 이를 활용해 2015년까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5만가구에 냉방을 공급한다. 이미 지식경제부,국토해양부에 지역냉방 설치비용을 분양가격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공동주택 지역냉방과 제습식 냉방방식에 대한 연구 · 개발(R&D)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안에 현대건설이나 GS건설 등의 실험실을 활용해 설비에 대한 실증시험도 계획 중이다.

◆지속 성장을 위한 노력

난방공사는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전력사업,신재생에너지사업,해외사업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신수익모델을 발굴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15년 기준 매출액 비중 10%,공동주택 45만1000호 공급을 목표로 '지역냉방 확대보급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2016년까지 15%로 확대할 계획이고 화성 열병합발전소 상업 운전을 개시함에 따라 전력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승일 사장은 "동백나무조성사업 등 1사1촌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모범사례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