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석탄일에 생각하는 신종인플루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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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시인>
"고약한,복수심에 찬 침묵 자체인 듯한 질병들이 있다. 침묵이 복수하려고 하는 것은 자신이 쫓겨났기 때문이며,병이라는 어두운 굴을 통하지 않고는 위로,인간에게로 뚫고 올라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막스 피카르트,침묵의 세계) 조류 인플루엔자에 이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를 보면서 이 말이 생각났다.
현대는 침묵이 상실된 세계이다. 수도원의 묵상조차 사람들에게 아무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들만의 언어가 돼 유폐돼 있다. 성스러운 가치는 침묵의 실종과 더불어 지상에서 사라졌다. 현대사회에서 상실된 것은 비단 침묵만이 아니다. 인간과 동물이 유대를 이루던 아름다운 관계도 사라졌다.
옛 사람들의 존재 내부에는 많은 동물적 존재들이 있었다. 특정동물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는 생명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창조적 원동력이 되었고 신이 체현화된 존재였다.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샤머니즘 전통에서도 비슷한 예들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동물이 지혜와 힘의 원천으로 숭배됐던 것은 결코 동물이 위대해서가 아니다. 동물은 인간이 지력에 의해 조종돼 창조성이 말살된 것과는 달리 자연의 비밀에 은밀히 관여하며,샤먼에게는 동물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믿어졌다. 우리 전통 사회에서 소만 해도 음식이 아니라 가난한 농부들과 동고동락을 같이하는 이해심 많은 친구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오늘날 소를 포함한 많은 동물 친구들은 가축으로 불리며 인간의 탐욕을 위한 음식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래서 막스 피카르트의 말을 빌려서 말하면 인간과의 유대관계가 깨진 동물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드디어 인간에게 복수하려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동물들이 인간에게 복수하려고 하는 것은 자신이 쫓겨났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역설적으로 치명적인 전염병을 통해 물질로 모든 것을 환산하는 인간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의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를 우리는 단순히 전염병 차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 현대 사회가 욕망을 향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한 반성의 계기로 삼고,나아가 자연과 인간의 본성이 조화를 이루는 오래된 미래 찾기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오늘은 석가탄신일이다. 불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연결돼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인간과 동물,그리고 풀과 꽃 등 식물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날이 됐으면 한다. 흔히 연기(緣起)사상으로 불리는 이 기본내용이 '아함경'에 간명하게 설명돼 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므로 저것이 생기며,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없어지므로 저것이 없어진다. " 즉 일체의 사물은 상호의존하는 상태에 있으므로 독자적인 것이 하나도 없고,독자성이 없기 때문에 공(空)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공'은 아무것도 없으므로 허무하다는 뜻이 아니라 세상만물은 연기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어떤 사물에도 영원불변하고 실체적이며 독자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부처님께서도 무수한 세월 동안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하지 않는가. 때로는 토끼 같은 연약한 동물의 삶을 살았고,장사꾼,왕,수행자 등 거의 모든 중생의 입장을 경험하셨다고 한다.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중생의 입장이 돼 타인과 세상의 고통을 자기화해서 스스로 감당하셨기에 부처님의 가르침은 불교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더한 감동을 준다. 우리 현대인도 부처님의 깨달음을 통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할 때 넋을 잃을 정도의 사랑의 달콤한 향기뿐만 아니라 하찮은 동물과 나아가 우주까지 모두 우리들의 마음과 육체 속에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현대는 침묵이 상실된 세계이다. 수도원의 묵상조차 사람들에게 아무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들만의 언어가 돼 유폐돼 있다. 성스러운 가치는 침묵의 실종과 더불어 지상에서 사라졌다. 현대사회에서 상실된 것은 비단 침묵만이 아니다. 인간과 동물이 유대를 이루던 아름다운 관계도 사라졌다.
옛 사람들의 존재 내부에는 많은 동물적 존재들이 있었다. 특정동물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는 생명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창조적 원동력이 되었고 신이 체현화된 존재였다.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샤머니즘 전통에서도 비슷한 예들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동물이 지혜와 힘의 원천으로 숭배됐던 것은 결코 동물이 위대해서가 아니다. 동물은 인간이 지력에 의해 조종돼 창조성이 말살된 것과는 달리 자연의 비밀에 은밀히 관여하며,샤먼에게는 동물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믿어졌다. 우리 전통 사회에서 소만 해도 음식이 아니라 가난한 농부들과 동고동락을 같이하는 이해심 많은 친구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오늘날 소를 포함한 많은 동물 친구들은 가축으로 불리며 인간의 탐욕을 위한 음식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래서 막스 피카르트의 말을 빌려서 말하면 인간과의 유대관계가 깨진 동물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드디어 인간에게 복수하려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동물들이 인간에게 복수하려고 하는 것은 자신이 쫓겨났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역설적으로 치명적인 전염병을 통해 물질로 모든 것을 환산하는 인간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의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를 우리는 단순히 전염병 차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 현대 사회가 욕망을 향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한 반성의 계기로 삼고,나아가 자연과 인간의 본성이 조화를 이루는 오래된 미래 찾기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오늘은 석가탄신일이다. 불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연결돼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인간과 동물,그리고 풀과 꽃 등 식물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날이 됐으면 한다. 흔히 연기(緣起)사상으로 불리는 이 기본내용이 '아함경'에 간명하게 설명돼 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므로 저것이 생기며,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없어지므로 저것이 없어진다. " 즉 일체의 사물은 상호의존하는 상태에 있으므로 독자적인 것이 하나도 없고,독자성이 없기 때문에 공(空)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공'은 아무것도 없으므로 허무하다는 뜻이 아니라 세상만물은 연기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어떤 사물에도 영원불변하고 실체적이며 독자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부처님께서도 무수한 세월 동안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하지 않는가. 때로는 토끼 같은 연약한 동물의 삶을 살았고,장사꾼,왕,수행자 등 거의 모든 중생의 입장을 경험하셨다고 한다.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중생의 입장이 돼 타인과 세상의 고통을 자기화해서 스스로 감당하셨기에 부처님의 가르침은 불교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더한 감동을 준다. 우리 현대인도 부처님의 깨달음을 통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할 때 넋을 잃을 정도의 사랑의 달콤한 향기뿐만 아니라 하찮은 동물과 나아가 우주까지 모두 우리들의 마음과 육체 속에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