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에 "스스로 제 무덤을 더 깊게 파지마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미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2차 핵실험을 실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그들은 스스로 더욱 더 깊은 무덤을 국제사회에서 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22일에도 "우리는 강력하고 끈질기며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북한 정권의 오락가락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굴복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클린턴 장관은 또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경제지원을 할 의지와 관심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 비핵화 예산으로 1억4000여만달러를 배정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그는 "경제적 지원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샘 브라운백 공화당 의원의 지적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핵시설 불능화에 다시 착수할 때까지 예산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북한이 이 시점에서 6자회담에 복귀,핵시설 불능화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 행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가능성과 관련해 회의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처음이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무부의 북한 정세판단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6자회담이 무산될 경우 대안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더 나은 방안이 있는지 계속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