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기막힌 사내들'(원제 아메리칸 버펄로)이 17년 만에 국내무대에 다시 올랐다. '언터처블''한니발'등으로 유명한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마멧이 쓴 이 작품은 1975년 미국에서 초연돼 1977년 뉴욕 드라마비평가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알파치노가 연극에서 주연으로 활약했고,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영화로도 발표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1992년 주호성,윤주상,최종원씨 주연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는데 이번에도 최씨가 7년 만에 대학로 무대로 돌아와 주인공 '돈' 역을 맡았다. '돈'이 들소가 그려진 동전을 한 수집가에게 비싼 값에 팔아넘긴 뒤 그 값어치를 알게 되고 친구들과 이를 다시 훔쳐올 계획을 짜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리는 내용. 등장인물은 고물상을 운영하는 '돈'과 사기꾼 같은 그의 친구 '티치(윤여성)','돈'이 자식처럼 아끼는 심부름꾼 '밥(최진호)' 등 세 남자다.

초연 당시 '기막힌 사내들'이란 제목을 짓기도 한 최종원씨는 "17년 만에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쑥스럽기도 하고 벅차기도 하다"며 "열정을 쏟은 만큼 초연 때처럼 '연극다운 연극'이란 말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출가 구태환씨는 "세 남자의 갈등을 통해 물질 앞에서 무너지는 현대인의 우정과 인간관계를 풍자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작품을 코미디가 아닌 심리극에 초점을 맞춰 해석했기 때문에 절정에 이르렀을 때 세 배우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6월14일까지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2만5000~3만5000원. (02)744-1355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