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공기업] 한국석유공사‥해외 중형 석유기업 인수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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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하루 30만배럴 생산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의 집무실은 밤 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다. 국내외 현장을 챙기고 문제가 있으면 늦게까지 해법을 찾느라 퇴근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는 공기업 CEO(최고경영자)로 유명하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석유기업을 인수 · 합병(M&A)하는 데 성공하기 전까지는 정식으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강 사장의 이 같은 행보는 하나의 목표에 '올인'하기 위해서라고 보면 된다. 목표는 분명하다. 2012년까지 하루 30만배럴을 생산하고 20억배럴의 매장량을 확보한 글로벌 석유기업이 되겠다는 것.지난해 말 기준 세계 95위권인 석유공사의 세계 석유기업 순위도 50위권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중장기 전략목표(GREAT KNOC 3020)'에 담겨 있다.
◆시동 걸린 대형화
사실 석유공사는 지난 2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 석유기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페루의 페트로테크사 지분 50%를 인수,경영권을 확보했다.
페트로테크는 확인 매장량 1억5000만배럴 규모의 생산광구 1개와 기대매장량 6억9000만배럴에 달하는 탐사광구 10개를 소유한 기업이다. 생산광구 1개 인수를 통해 하루 1만배럴의 원유(가스의 오일 환산 포함)를 확보해 자주개발률을 0.3%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내 최초의 석유기업 M&A인 페트로테크 인수는 단순한 해외광구 지분이나 자산 매입에서 벗어나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페트로테크 인수로 숙련된 생산운영 인력 645명,플랫폼 건설 및 자재관리 1200명,시추 230명 등 각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대거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를 석유공사 출신이 맡게 된 것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첫 인수 사례를 석유공사는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다.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이유는 앞으로 더 큰 M&A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페트로테크 인수를 일종의 '예행연습'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석유공사는 페트로테크 인수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까지 하루 생산량 20만배럴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M&A 준비를 극비리에 추진하고 있다. 세계경기가 다소나마 회복국면으로 접어 들고 유가 등 원자재값이 상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이후엔 마땅한 매물을 찾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연말까지 추가 인수합병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개발사업에도 속도
대형 석유회사 M&A가 석유공사의 지상과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기본은 자원개발사업이다. 물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고,해당 국가의 정치적인 변화에 따라 큰 시련을 겪기도 한다. 때문에 석유공사는 긴 호흡으로 치밀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이라크 쿠르드지역 유전개발이다. 지난해 6월 SK에너지와 함께 8개 광구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석유공사는 연내 시추에 나설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해외 유수의 석유회사들에 비해 일천한 역사와 경력에도 불구하고 탐사 개발 생산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했다. 베트남 15-1광구,11-2광구,동해-1 가스전 개발 등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가 대표적이다. 석유공사는 현재 17개국에서 46개 사업을 진행 중이며 국내외에서 하루 약 7만7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엔 △미국(멕시코만) 생산자산 인수 △카자흐스탄 잠빌광구 지분양수도계약 완료 △콜롬비아 중질유 사업 (CPE7광구) 및 탐사광구(CPO 2, 3광구) 착수 △베트남 15-1광구 금사자 구조 생산 개시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의 가시적 성과를 발판으로 지역 메이저 수준의 국영 석유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다"며 "주요 생산자산 인수 및 개발광구 확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탐사와 개발 · 생산광구 간의 적절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강 사장은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는 공기업 CEO(최고경영자)로 유명하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석유기업을 인수 · 합병(M&A)하는 데 성공하기 전까지는 정식으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강 사장의 이 같은 행보는 하나의 목표에 '올인'하기 위해서라고 보면 된다. 목표는 분명하다. 2012년까지 하루 30만배럴을 생산하고 20억배럴의 매장량을 확보한 글로벌 석유기업이 되겠다는 것.지난해 말 기준 세계 95위권인 석유공사의 세계 석유기업 순위도 50위권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중장기 전략목표(GREAT KNOC 3020)'에 담겨 있다.
◆시동 걸린 대형화
사실 석유공사는 지난 2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 석유기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페루의 페트로테크사 지분 50%를 인수,경영권을 확보했다.
페트로테크는 확인 매장량 1억5000만배럴 규모의 생산광구 1개와 기대매장량 6억9000만배럴에 달하는 탐사광구 10개를 소유한 기업이다. 생산광구 1개 인수를 통해 하루 1만배럴의 원유(가스의 오일 환산 포함)를 확보해 자주개발률을 0.3%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내 최초의 석유기업 M&A인 페트로테크 인수는 단순한 해외광구 지분이나 자산 매입에서 벗어나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페트로테크 인수로 숙련된 생산운영 인력 645명,플랫폼 건설 및 자재관리 1200명,시추 230명 등 각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대거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를 석유공사 출신이 맡게 된 것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첫 인수 사례를 석유공사는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다.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이유는 앞으로 더 큰 M&A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페트로테크 인수를 일종의 '예행연습'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석유공사는 페트로테크 인수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까지 하루 생산량 20만배럴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M&A 준비를 극비리에 추진하고 있다. 세계경기가 다소나마 회복국면으로 접어 들고 유가 등 원자재값이 상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이후엔 마땅한 매물을 찾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연말까지 추가 인수합병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개발사업에도 속도
대형 석유회사 M&A가 석유공사의 지상과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기본은 자원개발사업이다. 물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고,해당 국가의 정치적인 변화에 따라 큰 시련을 겪기도 한다. 때문에 석유공사는 긴 호흡으로 치밀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이라크 쿠르드지역 유전개발이다. 지난해 6월 SK에너지와 함께 8개 광구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석유공사는 연내 시추에 나설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해외 유수의 석유회사들에 비해 일천한 역사와 경력에도 불구하고 탐사 개발 생산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했다. 베트남 15-1광구,11-2광구,동해-1 가스전 개발 등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가 대표적이다. 석유공사는 현재 17개국에서 46개 사업을 진행 중이며 국내외에서 하루 약 7만7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엔 △미국(멕시코만) 생산자산 인수 △카자흐스탄 잠빌광구 지분양수도계약 완료 △콜롬비아 중질유 사업 (CPE7광구) 및 탐사광구(CPO 2, 3광구) 착수 △베트남 15-1광구 금사자 구조 생산 개시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의 가시적 성과를 발판으로 지역 메이저 수준의 국영 석유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다"며 "주요 생산자산 인수 및 개발광구 확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탐사와 개발 · 생산광구 간의 적절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