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H1N1)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사그러들고 있다. 신종 플루의 파괴력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조심스런 낙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유럽 등에서는 여전히 추가 감염사례가 늘고 있어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리처드 베서 소장대행은 3일 폭스뉴스에 출연, “신종플루가 일반적인 독감 이상으로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계절적 독감으로 미국에서 3만6천명이 숨진다”면서 “신종플루가 계절적 독감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캐슬린 시벨리어스 미 보건장관도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그는 “신종플루 발생이 정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호세 앙헬 코르도바 멕시코 보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심각한 발병 사례가 매일 줄어들고 사망률도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종플루 확인 사망자를 176명에서 101명으로 정정했다”며 “(신종 플루가)당초 우려했던 것처럼 위협적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 ‘낙관론’을 펴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신종 플루 감염지역이 북미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신종 플루 ‘무풍지대’ 였던 유럽 지역의 확산 속도가 특히 빠르다. 스페인 보건부는 이날 신종플루 감염자가 하루 만에 29명 증가해 총 4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유럽 최다 발생국이며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도 네 번째로 감염자가 많다.

이탈리아와 아일랜드에서도 신종플루 감염자가 확인됐고 독일 보건당국도 8명의 감염 사례를 확인했다. 영국 감염 환자도 18명에 달한다.

지구 남반구가 겨울철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도 걱정거리다. 바이러스는 대체로 날씨가 추워지면 기승을 부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