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앞으로 저개발국 지원자금을 달러 대신 위안화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고 중국 상품 구매를 유도,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일거다득(一擧多得)'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4일 중국이 아프리카 지원자금 등 저개발국에 대한 차관을 위안화로 공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의 태환이 안 된다는 점에서 자금을 받은 나라는 중국 상품을 구입하거나 혹은 중국 기업과 거래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또 달러가 필요할 경우 이들 국가가 홍콩에서 위안화를 달러로 바꿀 수 있도록 해 홍콩을 역외 위안화 거래의 전진기지로 육성한다는 복안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사회과학원 리샤룽 교수는 "중국과 홍콩은 물론 위안화 공여국들도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리 교수는 △홍콩은 위안화를 환전할 수 있는 유일한 역외도시가 될 것이고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앞당기는 동시에 중국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는 득을 보게 될 것이며 △차관 도입국들은 위안화든 달러든 다양한 화폐로 결제를 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를 국제화폐로 승격시킨다는 방침 아래 올 들어 세계 6개 나라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으며,홍콩 마카오와 내륙의 광둥성 광시성 등에서 위안화로 무역결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은 자금 지원을 앞세워 저개발국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약 2000억달러를 저개발국에 제공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점을 감안,올해 저개발국에 대한 자금 지원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