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를 그쪽(청와대)에서 줄 리도 없지만 설령 친박계가 맡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현재 당청 간 소통 문제는 결국 두 사람(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이 풀지 않으면 어렵다. "

박근혜 전 대표 비서실장 출신인 진영 한나라당 의원(사진)은 4일 기자와 만나 "한나라당의 문제는 누가 원내대표를 맡느냐는 사람 문제라기보다 시스템의 문제"라며 "이번 4 · 29 재보선 결과를 당내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말을 아껴온 진 의원이 당의 현안에 대해 이처럼 강한 톤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4 · 29 재보선 완패 이후 한나라당 내 쇄신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 핵심 인사의 쇄신요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진 의원은 안상수 정의화 의원 등이 출마의사를 밝힌 차기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당이 상향식 민주화를 이룰 수 있는 합리적 인사에 누가 적합하느냐가 판단 기준이 되지 않겠느냐"며 "오늘 초선 개혁의원 모임인 민본21이 당개혁을 위한 훌륭한 지적을 했는데 이를 적극 받아들이는 후보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달 말 1년간의 임기를 끝내는 홍준표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당의 민주적 의사결정 측면에서 봤을 때 시대에 역행하는 1년이었다"고 혹평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