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과 샤넬 화장품의 결별은 서로 윈-윈이었나. '

콧대 높은 해외 명품 브랜드와 국내 최대 백화점 간의 갈등으로 관심을 끌며 지난 1월29일 샤넬 화장품이 롯데백화점의 7개 주요 점포에서 철수한 지 석달이 지났다. 양측은 결별 이후 각기 매출이 호조여서 현재 상황에 대해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샤넬 화장품이 있던 소공동 본점 매장에 국산 화장품 '설화수'와 수입 화장품 '케빈어코인'이 들어간 뒤 해당 매장 매출(2월1일~4월27일)이 전년 동기 대비 178.9%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롯데 본점의 전체 화장품 매출 신장률(33.1%)을 5배 이상 웃돈다.

롯데백화점 측은 샤넬 화장품이 빠져 나간 이후 매장의 영업효율(단위 면적당 매출)이 크게 높아져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또 롯데백화점은 샤넬 화장품이 빠진 7개 점포의 화장품 매출 신장률도 23.5%(본점은 33.1%)로 전국 25개 점포의 전체 신장률(21.1%)보다 높았다고 덧붙였다.

샤넬 측도 롯데와 결별했어도 화장품 매출이 줄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롯데백화점에서 철수한 뒤 인근 신세계 · 현대백화점 등 샤넬 매장으로 고객이 몰리는 '집중 효과'가 발생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고 있다는 게 샤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 본점과 가까운 신세계 본점의 샤넬 화장품 매출(2월1일~4월27일)은 전년 동기보다 51%나 늘었다.

이는 신세계 본점의 전체 화장품 매출 신장률(38%)보다 높아 롯데 본점의 샤넬 고객들이 신세계백화점 본점 매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