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템플턴자산운용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 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4일 신흥국가 증시가 올해 말께 강세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에서 200억달러에 달하는 이머징마켓 투자를 자문하고 있는 모비우스 회장은 주식투자가 금리 인하와 인플레이션 완화 등으로 앞으로 더 매력적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현재 이머징마켓은 다음 강세장을 위한 기초를 쌓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런 양상을 보이다 올 연말에는 강세국면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지난 3월에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제시했었다. 이후 이머징마켓은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여 13% 오른 데 그친 글로벌 증시를 앞질렀다. 올 10대 주가 상승국도 페루 중국 등 모두 신흥시장이다. 그는 그러나 미국 3위 자동차회사인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을 비롯한 단기적 위험 요인들이 자신이 예상하는 증시 랠리를 억제할 수도 있다며 '투기적'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쪽에 베팅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BNP파리바자산운용과 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 등도 이머징마켓에 낙관론을 펴고 있다.

BNP파리바자산운용은 특히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이 회사에서 44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마셜 고뎃 신흥시장투자부문 대표는 최근 "지난 3월부터 러시아 투자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꿨으며 벤치마크 지수에 비해 브릭스 시장에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은 올해 아시아 시장의 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밥 파커 부회장은 "배당 및 이익성장률 대비 주가수익비율 등을 보면 아시아 증시는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머징마켓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8배로 지난 5년간의 평균치 2.1배보다 훨씬 낮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급속하게 얼어붙었던 자본시장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주식 관련 거래는 총 744억6000만달러로 전월보다 91% 급증했다. 기업들의 신주 발행,전환사채 발행 규모도 지난해 여름 이래 최대 수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