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시위 1주년 등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에 대해 검찰은 일부 반(反)정부 세력이 제2의 촛불 시위를 유도하기 위해 폭력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촛불 시위와 달리 일반 시민의 참여가 저조하자 '전문 시위꾼'들의 폭력이 더욱 기승을 부렸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들 반정부 세력의 목적은 사회 혼란을 야기해 △한 · 미 FTA 체결 △공기업 개혁 △합리적 노사관계 구축 등 정부 정책을 좌초시키는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 · 경은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불법 · 폭력시위자 전원을 끝까지 추적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엔 그냥 안 넘어간다"

이번 폭력사태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불법 · 폭력 시위자는 수십명 선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이미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추가 사법 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다. 대상자는 불법시위 주모자,현장주최자,돌 · 빈병 · 박카스병(시너 주입) · 사제연막탄 · 철재봉 등 불법시위용품 사용자,경찰관 폭행자 등이다. 검찰은 이들이 단순히 도로를 불법 점거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 공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도 이날 "이미 석방조치된 사람도 채증 자료 확인을 통해 불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전원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불법 폭력 시위자를 끝까지 추적해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승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는 합동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앞으로 관계기관 간 협조체제를 더욱 강화해 불법시위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불법시위 못하게 광장조례 개정

서울시는 지난 2일 밤 '하이 서울 페스티벌 봄축제' 개막 행사가 시위대의 무대 점거로 취소된 데 따른 피해액이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라진구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직접 피해액 3억7500만원은 무대시설 공연비 등에 한정된 것"이라며 "도시 이미지 실추와 브랜드 손상 등을 고려하면 간접 피해액도 수십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라 부시장은 이어 "경찰수사에서 시위 주체가 밝혀지면 이번에는 예전처럼 중간에 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민 · 형사상의 모든 조치를 끝까지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제를 주최한 서울문화재단 측 홍승기 변호사(법무법인 신우)도 "형사처벌이 진행되면서 책임 소재가 가려지면 단체든 개인이든 상관없이 민사상 손해 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라며 "축제를 즐기러 나왔다가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고통도 위자료 산출에 포함될 수 있는 만큼 상당히 큰 금액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와 별도로 도심 광장에서의 불법시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8월 완공예정) 등의 운영조례를 개정키로 했다.

조성근/이재철 기자 truth@hankyung.com